트럼프, 푸틴·젤렌스키와 통화 … 종전 협상 시작 HD현대건설기계‧인프라코어, 종전 시 수요 확보 가능전쟁 전 양사 합산 점유율 30% … 재건 사업 지속 소통 두산밥캣,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 트럼프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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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18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종식이 급물살을 타면서 국내 건설기계 기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종전 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시작될 경우 이에 따른 건설기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12일(현지시각)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즉각 시작하기로 합의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길고 생산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라며 "우크라이나, 중동, 에너지, 인공지능(AI), 달러의 위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라고 전했다.그는 또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했고, 대화는 아주 잘 진행됐다"라며 "그는 푸틴 대통령처럼 평화를 이루고자 한다"라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러시아 매체들에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약 1시간 30분에 걸쳐 전화 통화했다며 이를 확인했다.외신 등은 독일 뮌헨에서 오는 14∼16일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시나리오가 발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회의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할 예정이다.지난해 실적 둔화를 겪은 국내 건설기계 업계는 러‧우 전쟁 종식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올해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따른 건설기계 수요로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HD현대의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가장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실제 전쟁이 일어나기 전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는 각각 우크라이나 시장 점유율 1위, 2위를 차지했었다. 양사 합산 점유율은 30%에 달했다.이들은 특히 전쟁 시기에도 유럽에서 판매망을 지속해서 늘려온 만큼 종전 이후 건설장비 수요에 즉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재건뿐 아니라 전쟁 장기화로 축소됐던 유럽 주요국의 인프라 투자 예산 증액, 러시아 내 판매 재개 등에 따른 실적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실제 HD현대건설기계는 유럽, 동유럽 등 지역에서 딜러망을 확충해 왔다. HD현대인프라코어도 지난 2023년 건설기계 브랜드 '디벨론' 출범 이후 유럽 전역에서 카탈로그를 확장하고 대리점을 재계약하는 등 영업망을 강화해 왔다.건설기계 업계 관계자는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 지역 재건이 시작되면 중·대형 건설기계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커질 것"이라며 "고부가 제품인 중‧대형 기계를 취급하는 HD현대건설기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지원프로그램 관련해서는 논의 단계이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기가 확정된 바 없다"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정부 등이 재건 사업 협력을 위해 산업시설을 둘러보는 등 현지와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와 함께 국내 건설기계 '빅3'를 담당하는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기계를 주력으로 하는 만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따른 큰 혜택을 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두산밥캣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강화 정책에 따른 북미 건설장비 수요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특히 두산밥캣은 미국 내 생산이 67%로 관세 영향이 적다는 점에서 타 건설기계 업체들과의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실제 회사는 미국 노스 다코타주, 미네소타주, 위스콘신주 등 3개 주에 7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4개 공장에서 완성제품을, 3개 공장에선 부품을 생산 중이다.트럼프 정부의 법인세 인하 정책도 두산밥캣에 긍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 경우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추겠다고 공언한바, 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두산밥캣 관계자는 "약 만 명에 달하는 회사의 글로벌 인력 중 5000명 이상이 미국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다"라며 "현지 생산 물량에 따른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법인세 이하 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