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이자장사’ 중심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역대급 호실적에도 고정이하여신비율 증가지방 경기 악화에 연체율 오르는 등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시중은행 공격 영업 확대 및 연내 제4인뱅 출범 등 지방금융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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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그룹의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방 경기침체로 연체율이 치솟고 이자도 받지 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졌다. 게다가 막강한 자본력과 노하우를 지닌 시중은행과 디지털 금융을 이끌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인뱅) 사이에 끼여 엉거주춤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은 먹거리 다변화 차원에서 지방은행 텃밭이었던 지자체 금고 입찰에 눈독 들이는 등 지방접근을 강화하고 있어 경쟁구도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사면초가에 놓인 지방금융그룹의 현 주소와 위기 양상을 짚어본다. [편집자주]BNK금융그룹이 지난해 손쉬운 ‘이자장사’를 중심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자산건전성은 뒷걸음치며 지속성장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1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0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은행과 비은행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호실적을 보였다. 경기 침체로 지역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진 가운데 지방은행이 가계대출을 확대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반면 자산건전성은 악화되며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룹의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18%로 전년 동기 대비 0.4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0.34%포인트 오른 0.94%로 1%대에 근접했다. 지난해 말 기준 BNK금융의 부실대출 증가율은 66%로 지방금융 중 가장 높았다.주요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각각 0.72%, 0.45%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0.07%포인트 늘었다.지방 지역의 경기 침체로 지방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상황이 한층 악화되고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권재중 BNK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6일 콘퍼런스콜에서 "기본적으로 기업대출에 편중된 부분이 있고 기업 중에서도 중소기업 위주로 되어 있다 보니 수익성이 좋은 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지방 건설 및 부동산 시장의 상황도 악화되면서 건설기업들의 영업손실이 커지고, 부도 또는 폐업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어 지방 기업 대출도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여기에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시중은행이 지방은행의 텃밭인 지자체 금고 쟁탈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지방은행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연내 제4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출범도 예정돼 있어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방금융사들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인뱅 또는 핀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뱅의 금융 플랫폼 기술력을 활용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금리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취약계층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까지도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등 수도권 이외 지역의 경기 상황은 갈수록 침체되고 있어 지방 은행들이 특정 지역에만 집중해서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경기 상황이 더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은행들이 부실률이 높은 기업 대출보다는 가계대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은행들이 시중은행과의 경쟁력에서도 밀리고 인뱅에게도 쫓기고 있어 직면한 한계를 넘어 지속성장이 가능하도록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