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 발표계엄사태 이후 '경기 하방압력 증가' 전망 유지
  • ▲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상가에 임대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뉴시스
    ▲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상가에 임대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뉴시스
    정부의 경제 진단이 한층 어두워졌다. 내수 회복 지연과 고용 둔화 등 국내 악재에 '트럼프2기' 행정부의 주요국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 현실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봤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경제 상황 판단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부터 부정적으로 전환됐다. 이후 미국 신정부 출범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가세하며 '경기 하방압력 증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11월 15일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했지만 비상계엄 사태 열흘 후인 같은 해 12월 13일에는 "대내외적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증가가 우려된다"며 '경기 회복'이라는 표현을 제외했다.

    또한 12월 경제지표에서 '고용 쇼크'와 '내수 위축'이 확인되자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는 표현으로 경계감을 높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범을 앞둔 지난달 17일에도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되고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했다.

    지난 1월 취약부문 중심의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소매판매가 감소하는 등 정부 우려는 지표로 직결됐다.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46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취업자 수는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건설업, 도소매업, 제조업에서는 취업자수가 줄고 청년층의 고용 불안은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15~29세(청년층) 취업자 수는 360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1만8000명 감소해 2021년 1월(-59만7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건설업 역시 9개월째 취업자수가 감소 중이다.

    소매판매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3.3% 감소했고 전월 대비로도 0.6% 하락하는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모양새다.

    기재부 관계자는 "1월 소매판매의 경우 백화점·대형마트 매출 증가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카드 승인액 증가율 둔화 및 소비자 심리 약세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계엄 여파로 크게 요동쳤던 금융시장은 1월에 일부 정상화 조짐을 보였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지난달 주가는 연초 국내 주가 저평가 인식 부각 등 영향으로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1.4% 하락(원화 가치 강세)했지만 국고채 금리는 국내 경기둔화 우려 등 영향으로 하락했다.

    특히 글로벌 경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관세부과 현실화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기재부는 민생·경제 대응플랜을 통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고 일자리·서민금융·소상공인 등 분야별 민생·경제 개선 조치를 신속히 마련·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지원과 첨단전략산업기금 설치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