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정기총회서 신규회원사 가입안건 승인가입 배경은 AI 패권경쟁 공동 대응 필요성향후 한경협 내 AI 관련 논의 주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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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카카오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가입하면서 재계 일원으로서 위상이 제고됐다. AI가 ICT업계를 넘어서는 거대 담론이 되면서 대내외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경협은 지난 20일 정기총회를 열고 네이버와 카카오를 포함한 신규 회원사 가입 안건을 승인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46개 회원사가 합류하면서 한경협 회원사는 470여개가 됐다.

    한경협은 2023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이름을 바꾸면서 회원사를 늘리고 업종을 다양화하는 등 외연 확장에 주력해 왔다. 대기업 대변 단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조직을 혁신하겠다는 차원에서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포함한 ICT 기업 중심으로 가입을 요청하게 된 배경이다.

    앞서 2014년부터 한경협의 러브콜을 받아온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업 규모로 봤을 때 한경협 회원으로서 자격이 충분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재계 순위는 각각 23위·15위다. 시가총액도 각각 35조원과 17조원에 달한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동안 가입 요청을 거절해 왔다. 네이버는 중견기업연합회와 벤처기업협회에 가입된 상태였고, 카카오도 상생과 협력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우는 와중에 대기업들과 이해관계를 함께 하는 데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ICT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는 두 회사는 제조업 위주 전경련 가입 회원사들과 결이 다르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마음을 바꿔 가입 신청서를 내게 된 것은 AI를 둘러싼 패권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정부 2기에 맞춰 힘이 실리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에 나서기 위해 걸맞는 규모가 필요해졌다는 점에서다. 국내에서도 플랫폼법 제정에 대한 부담이 유효하다.

    한경협의 외연 확장과 네이버·카카오의 AI 대응력 강화라는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모습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 등 ICT 기업들만의 협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산업계 경계가 사라지며 AI가 ICT 기업들만의 담론이 아니게 된 부분도 가입에 힘을 싣은 요소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경협에 합류하면서 재계 일원으로서 위상이 제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경협도 중후장대 산업 중심 이미지를 쇄신하는 효과가 기대되며, 지난해 신설한 ‘AI 혁신위원회’ 활동에도 힘을 받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AI와 대내외 규제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차원에서 목소리를 낼 창구가 필요해진 것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가입 배경으로 보인다”며 “한경협 내에서 AI 논의를 주도하며 경제단체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