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분 실적 반영되며 실적 개선에너지가격 하향 안정화·SMP 하락 등도 긍정적 영향조기대선에 부채 해결 위한 전기요금 현실화 논의 난망
  • ▲ 한국전력 본사 전경.ⓒ한국전력
    ▲ 한국전력 본사 전경.ⓒ한국전력
    한국전력이 1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에 돌입할 전망이다. 한전은 3년 연속 적자 늪에서 허덕이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원전 발전비중 증가와 원료가격  하향 안정화, 전력시장가격(SMP) 하락 등이 이익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전이 여전히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지만 전기요금 현실화는 요원해 재정난 타개는 한동안 풀리지 않는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한전의 연결기준 1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24조5569억원으로 전년(23조2927억원) 대비 5.4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조8981억원으로 1년 전(1조2993억원)보다 20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당기순이익은 2조5207억원으로 전년 동기(5959억원) 대비 323%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해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하면서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요금 판매단가를 ㎾h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올린 것이 한전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전체 전기 사용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가,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 에너지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지속돼 연료비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하고 지난해 4분기와 유사한 SMP로 구입전력비가 15.2% 감소한 것도 이익을 개선시켰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규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호실적을 이끌 요인이 지속적으로 작용함에 따라 큰 폭의 증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 등에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한전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연초 배럴당 약 80달러였으나 이달 60달러 중반으로 떨어졌다. 

    한전은 환율 10원 상승 시 1개월 후 영업이익은 2280억원 감소하지만 유가 1달러 하락 시 4~5개월 후 영업이익은 314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석탄가격도 1달러 하락 시 2~3개월 후 영업이익이 83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 감소보다 유가 및 연료탄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감소 효과가 더 크다"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발전용 LNG 가격 및 SMP, 유연탄 가격 하락, 원전 가동률 90%로 상승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연료비는 13.0%, 외부전력구입비는 10.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한전채 발행 한도 상향 일몰기한인 2027년 맞춰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지만 막대한 부채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전 부채는 205조4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늘어났다. 이에 따른 지난해 이자비용으로만 4조6651억원을 부담했는데 전년(4조4516억원) 보다 2135억원 증가했다. 기업의 단기 부채 상환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유동비율도 45.7%로 국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0대 상장사 중 최하위 수준이다. 

    한전의 부채 해결은 전기요금 현실화가 해결책이나, 대선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어 요금 인상 논의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큰 틀에서는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당시에도 산업계 반발이 상당했던 터라 요금 인상 논의에서부터 상당한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1분기 공공요금 인상계획이 없고 조기 대선 국면, 3분기 전력성수기 등을 감안하면 올해도 전기요금 인상은 4분기 1차례만 단행 가능성 큰 상황"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