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과잉 완화에 가격 경쟁력↑영업익 3700억 전망 … 4년 만에 반등박준경 총괄사장의 투자 뚝심 빛 발휘미국의 대중국 견제 … 반사이익 기대
  • ▲ 금호석유 울산 고무공장. ⓒ금호석유화학
    ▲ 금호석유 울산 고무공장.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이 주력 제품인 NB라텍스의 글로벌 공급과잉 해소와 함께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낸다. 박준경 총괄사장의 기존 사업 강화 전략과 과감한 투자 결정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7조7981억원, 영업이익 3683억원으로 2024년 대비 각각 9%, 35% 증가가 예상된다. 올 1분기 약 800억을 시작으로 2분기 900억, 3분기 1100억 등 이익폭을 키우며 연간 기준 3700억원 규모 영업익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호석유의 영업이익은 2021년 2조406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1조1473억원, 2023년 3590억원, 2024년 2728억원으로 급감했다. 석유화학 업황 악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수요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발 저가 제품 공세와 에너지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더욱 약화했다.

    올해 금호석유는 NB라텍스의 글로벌 공급과잉 해소 효과에 힘입어 4년 만에 실적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NB라텍스는 의료용 장갑과 산업용 소재로 사용되는 핵심 원료로, 코로나19 이후 수요 급증과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컸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수요 회복으로 시장 환경이 개선되며 제품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NB라텍스는 141만톤의 설비증설로 총생산능력이 210만톤에서 351만톤으로 67% 급증했다. 2021년 36만톤, 2022년 50만톤, 2023년 14만톤, 2024년 36만톤 등 확장한 생산능력은 올해 5만톤 증설에 그칠 예정이다. 내년에는 일본의 합성고무 기업이 7만5000톤의 설비를 폐쇄, 공급과잉 해소에 기여할 전망이다.

    반면 글로벌 NB라텍스 수요는 올해 218만톤으로 지난해 대비 15% 증가, 가격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라텍스 장갑의 유통기한이 3~5년으로 폐기 처분되는데, 교체 시기가 돌아오며 재고 확충 수요가 이어진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 3년간 톤당 400달러에 그쳤던 NB라텍스 스프레드도 톤당 640달러까지 회복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총괄사장의 투자 뚝심이 빛을 발하게 됐다는 평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석유화학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으며 허리띠를 졸라맬 때, 박 사장은 주력 사업 고도화에 3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쪽을 택했다.

    금호석유는 71만톤 규모이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지난해 94만600톤까지 늘렸다. 아울러 설비 현대화, 친환경 소재 개발,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 투자를 집중했다. 특히 여수와 울산 공장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면서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다. 단기적인 비용 부담을 감내하고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데 박 사장의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금호석유는 NB라텍스의 수요-공급 안정화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견제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중국산 의료용 장갑에 대해 관세율을 25%에서 50%로 확대, 금호석유의 고객인 말레이시아와 태국 장갑 업체들의 미국향 판매량 증가 등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