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D램 출하량 10.9%↑ … 낸드 출하량 7.1%↓美 반도체 관세 불확실성에 범용 낸드 수요 ‘주춤’2분기 선제 수요에 출하량·ASP 반짝 증가 전망하반기 불확실성 커질 듯 … “감산에 업황 달려”
  • ▲ SK하이닉스의 세계 최고층 321단 1Tb TLC 4D 낸드.ⓒ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의 세계 최고층 321단 1Tb TLC 4D 낸드.ⓒSK하이닉스
    1분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올해 반도체 업계 전체 매출 증가율이 기존 전망치 대비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상반된 업황을 보였다.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전달하는 D램과, 고용량 정보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로 구분된다. 

    1분기 D램 출하량은 작년 1분기 대비 10.9% 증가했다. 계절적 평균 출하량인 6.1%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통상 1분기 D램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한 수요가 지속됐다는 말로 해석된다. 인공지능(AI) 시대 개화로 데이터센터나 서버용 D램 수요가 늘어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3월만 놓고 보면 D램 출하량은 전달 대비 22.8% 늘었다. 시장이 예상했던 출하량 20%보다는 살짝 높지만 최근 5년 평균 출하량 22.9%와는 거의 비슷하다. 다만 평균판매가격(ASP)는 4.7% 하락했다. 많이 팔렸지만 가격은 약간 내린 셈이다. 

    1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직전 분기 보다는 1.7% 늘었지만,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7.1%나 줄었다. 

    3월 기준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직전월 대비 13% 감소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3월부터 낸드 업황 개선이 이뤄지면서 출하량이 18% 증가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5년 평균치 출하량 증가율 5.3% 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평균판매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7.1% 하락했다.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낮아졌다.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관세 불확실성에 따라 고객사들이 대형 주문을 미룬 점이 낸드플래시의 출하량과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범용 낸드플래시의 경우 중국 기업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반도체 품목 관세가 어떻게 적용될지 불명확해지자 기업들이 손해를 최소화하고자 상황 관망에 나선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사업 상황도 좋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6~1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4분기 감소폭이 한자릿수 초반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하락폭이 확대됐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직전 분기 대비 10% 후반대 감소했다. 단품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평균판매단가도 전분기 대비 20% 가량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을 예상하면서도 낸드플래시 업황의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도 올해 반도체업계 전체 매출 성장률 전망을 기존 7.7%에서 11.9%로 높여 잡았다. 반도체 품목 관세 부과가 확실해진 만큼 2분기까지 선제 수요가 발생하며 출하량과 가격 인상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이 D램을 중심으로 한 반짝효과에 그칠 것으로 봤다. D램의 경우 공급 부족 우려와 데이터 수요 증가로 지속적인 출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예상되나, 낸드플래시의 경우 재고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장 수요 반등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같은 이유에서 가격 상승을 속단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하반기의 경우 관세 대비를 목적으로 한 수요가 줄며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D램 강세, 낸드플래시 부진으로 메모리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산 정도에 따라 낸드플래시 업황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