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스트레스에 반응해 생성된 미생물 대사체가 암 관련 염증·혈관 신생 동시 억제장내 미생물 기반 신약 개발 가능성 … 국제 학술지 '美화학회 저널'에 게재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성균관대 김충섭 교수, 이효종 교수, 이원식 교수(이상 교신저자), 김종환·홍수빈 석박사통합과정생, 황수정 박사, 하영준 석사 졸업생(이상 제1저자).ⓒ성균관대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성균관대 김충섭 교수, 이효종 교수, 이원식 교수(이상 교신저자), 김종환·홍수빈 석박사통합과정생, 황수정 박사, 하영준 석사 졸업생(이상 제1저자).ⓒ성균관대
    성균관대학교는 약학과 김충섭 교수 연구팀이 이효종·이원식 교수 연구팀과 함께 희귀 장내 미생물에서 암과 같은 혈관 신생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대사체를 발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호흡기 감염이나 피부 질환 치료에 주로 쓰이는 항생제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이 장내 미생물의 생합성 유전자 발현을 자극해 신규 활성물질의 생산을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데 있다. 암 등 혈관 신생 관련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고한 것이다.
  • ▲ 에리스로마이신 복용 시 장내미생물이 자극받아 에뉴리스타틴을 생산하는 모식도.ⓒ성균관대
    ▲ 에리스로마이신 복용 시 장내미생물이 자극받아 에뉴리스타틴을 생산하는 모식도.ⓒ성균관대
    연구팀은 세균의 단백질 생성을 방해해 감염을 치료하는 에리스로마이신을 희귀 장내 미생물에 처리했을 때, 새로운 화학골격을 가진 '에뉴리스타틴(aneuristatin)'이라는 신물질을 포함해 8가지의 새로운 대사물질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생합성 경로를 분석한 결과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타이로신 세 분자가 결합해 에뉴리스타틴을 생성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 결과 에뉴리스타틴은 암세포 주변에 새로운 혈관이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을 했다. 암의 성장과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해 주요한 항암치료 표적 단백질인 HIF-1α, VEGF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제브라피쉬와 쥐 모델을 이용해 이 효과를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또한 에뉴리스타틴은 염증과 조직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해 암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등 여러 질환 치료에 폭넓게 활용될 가능성을 보였다.

    김충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생제 복용이 장내 미생물의 대사 시스템을 변화시켜 인체에 유익한 대사체의 생성을 유도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장내 미생물 기반의 신약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인 '미국 화학회 저널(JACS)'에 지난달 30일 게재됐다. 김충섭·이효종·이원식 교수가 교신저자, 하영준 석사 졸업생과 황수정 박사, 홍수빈·김종환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두뇌한국(BK)21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 성균관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유지범 총장.ⓒ성균관대
    ▲ 성균관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유지범 총장.ⓒ성균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