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유틸리티 지수, 1.97% 상승 … 산업지수 중 1위주요 대선 후보들의 에너지 관련 공약에 투자심리 자극“재생에너지 방향 동의 … 풍력·태양광 수요 견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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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에너지솔루션
    국내 에너지 관련주들이 코스피·코스닥 동반 하락장 속에서도 급등세를 시현했다.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재생에너지 관련 공약들이 나오며 정책 기대감을 높인 영향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유틸리티’ 지수는 전장(686.66)보다 13.53포인트(1.97%) 오른 700.1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수익률 기준 1위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694만주, 19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KRX 에너지화학’ 지수는 0.03포인트(0.00%) 하락했는데, 코스피(-0.84%)와 코스닥(-0.26%) 수익률 대비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코스피 업종 중에서도 전기·가스업이 2.62% 올라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특히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전반적인 급등세를 맞았다. 종목별로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18.55%나 상승했고 ▲파루(14.70%) ▲대성파인텍(5.94%) ▲대명에너지(4.37%) ▲SK오션플랜트(4.06%) ▲에스에너지(3.85%) ▲대창솔루션(3.77%) ▲태웅(3.62%) ▲한국전력(2.71%)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한화자산운용 ‘PLUS 태양광&ESS(1.53%)’ ▲PLUS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1.17%)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친환경에너지(0.08%)’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올랐다.

    이처럼 에너지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인 것은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재생에너지 확대 공약이 등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근 대선 후보자 TV 토론회에서 “전 세계가 기후 위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사회로 전환되고 있는데, 우리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대책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해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을 대대적으로 신속하게 키워야 한다”며 “원전의 경우 활용은 하되 너무 과하지 않게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전환해 가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후에너지’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오는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와 2040년 완공을 목표로 ‘U’자형 한반도 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키로 했다. 해상풍력과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 이익을 지역 주민에게 공유하는 ‘햇빛·바람 연금’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AI 시대에 전력과 인프라 확충, 에너지 도로망을 구축하겠다”며 “원전 산업의 생태계를 복원해 전기 요금을 대폭 낮추고 질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현 환경부를 기후재난 대응 역할을 강화한 ‘기후환경부’로 개편하겠다고도 했다.

    시장에서는 거대 양당 후보들이 재생에너지 확대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재생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당은 재생에너지 확대 방향에 동의했지만, 민주당은 2040년 석탄 발전을 전면 폐쇄할 것을, 국힘은 원자력 발전 활용을 극대화하면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주장했다”며 “재생에너지 확대 공약은 풍력·태양광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선을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시시각각 새롭게 제시되는 정책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유틸리티 섹터는 주요 이벤트가 예정된 6월 초중순까지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많으며 정책의 의도와 추진 과정도 중요하겠으나, 지속 가능한 투자의 관점에서는 단순한 목표 제시보다 제도 변화 등 실질적인 행동 유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대선 이벤트뿐만 아니라 에너지 업황 자체가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각 국가는 더 이상 취향에 맞는 에너지원을 선택적으로 가져가지 않고 재생에너지, 원전, 가스발전 등 에너지원 전반을 적극 확대하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며 “특히 재생에너지에 그렇게나 부정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028년까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유지하기로 해 오히려 단기적인 재생에너지 수요 상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전력망 확충법·해상풍력법·고준위 방폐장법을 포함한 에너지 3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전력·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변곡점을 맞이했다”며 “이 법안은 단순한 규제 완화에서 끝나지 않고 전력기기·전선 산업에 수혜까지 이어질 것이며 해상풍력 인허가 간소화로 SK이터닉스, 대명에너지와 같은 풍력발전 개발업체 수혜까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