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25%→50% 발표관세 피해 현실화 … 올해 대미 철강 수출 '뚝뚝'철강 계약, 2~3개월 전 물량 및 가격 결정 구조수출 경쟁력 상실 … 거래 보류·가동 중단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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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길마저 좁아지며 철강업계의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2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US스틸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할 방침을 공식화했다. 미 법원이 상호관세에 제동을 건 상황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올려 관세정책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알루미늄에 대한 50% 관세는 오는 4일 수요일부터 시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철강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중국 등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며 “미국 철강·알루미늄 노동자들에게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10만개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대미(對美) 수출 비중이 9.8%를 차지하는 국내 철강업계는 유탄을 맞은 형국이다. 특히 25% 관세 영향이 현실화한 가운데 관세가 또다시 오르면서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1~4월 대미 철강 수출액은 13억8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을 제외한 대세계 철강 수출액이 2.6% 감소에 그친 것에 비춰 상대적으로 크게 둔화했다. 3월 12일부터 시행된 25% 관세 영향으로, 범용 철강 제품의 미국 수출이 크게 위축된 결과다.5월 들어 수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총수출액은 572억 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3% 줄었다. 월간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1월(-10.1%) 이후 4개월 만이다. 전체 철강 수출이 전년 대비 12.4% 감소한 25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대미 철강 수출이 같은 기간 20.6% 급감했다.철강업계는 50% 관세가 적용되면 수출길이 사실상 차단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제철, 포스코 등 주요 철강사가 현재 미국 내에서 자체 생산이 어려운 석도강판이나 철강관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로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일본제출의 US스틸 인수와 맞물려 한국산 제품이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통상 철강 계약은 물량과 가격이 2~3개월 선행 결정되는 구조로 현재 체결된 계약은 25% 관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오는 4일부터 50% 관세가 적용되면, 하반기 수출분부터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약화할 수밖에 없어 국내 철강사들은 생존을 위해 극단적 대책을 검토 중이다.한 철강사 관계자는 “50%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경쟁력은 완전히 무너진다. 이미 기업들은 수출 둔화를 체감하면서 생산 감축을 진행 중”이라며 “단기간 내 미국을 대체할 수출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일부 계약은 거래 중단을, 생산은 감산으로 조절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정부는 미국의 50% 관세 방침에 이날 포스코, 현대제철, KG스틸, 세아제강, 동국씨엠, 동국제강, 넥스틸, 비철금속협회, 노벨리스코리아, 롯데알루미늄, 동일알루미늄 관계자와 함께 긴급 점검회의를 갖고 대응방안 논의에 돌입했다. 미국 공관을 비롯해 현지 진출업체 등 네트워크를 가동,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우리나라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