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아니·태그호이어·불가리, 추가 인상 대열 합류"금값 등 원자재·물류비 상승 불가피" 국내 시장 소비력에 글로벌 본사 가격 정책 강화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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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넬 매장 전경 ⓒ뉴데일리DB
명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연말이나 연초 한 차례에 그치던 가격 조정이 올해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반복되며 N차 인상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주요 브랜드들은 가방과 주얼리 등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다미아니는 7월 국내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이는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인상으로 당시 제품별 인상률은 3~11%에 달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셀러들로부터 "다음달 가격 인상 예정"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구체적인 시기와 인상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면세점과 백화점 판매 제품을 중심으로 상반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내 백화점 매장 관계자는 "다음달 초에서 중순 사이 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지만 본사로부터 세부 지침은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태그호이어는 최근 한국 지사인 태그호이어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 사업을 본격 확대하는 가운데 다음달 전 품목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업계는 품목당 5~10%가량 인상될 것으로 봤다. 태그호이어는 지난 1월에도 평균 7% 가격을 올렸으며 일부 제품은 최대 30%까지 인상한 바 있다.
불가리는 오는 23일 일부 주얼리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시계 제품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이번에는 주얼리를 중심으로 가격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티파니앤코도 이달 3일 일부 컬렉션 가격을 평균 6% 인상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의 인상이다. -
- ▲ 불가리 매장 전경 ⓒ롯데백화점
샤넬은 이달 초 가방과 주얼리 제품 가격을 최대 10% 올리며 올해 세 번째 인상을 했다. 1월 가방 가격을 올린 데 이어 3월에는 코스메틱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연이은 가격 인상에 소비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업계는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물류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비용 증가로 인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국제 금값만 보더라도 급등세를 보였다. 런던 금시장(LBMA)에 따르면 금값은 1월 2일 트로이온스당 2646.3달러에서 지난달 30일 3277.55달러로 약 24% 올랐으며 4월에는 온스당 35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계속된 가격 인상이 국내 소비자들의 과시형 소비 수요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은 아시아 주요국 중 소비력과 충성도가 높은 시장으로 평가돼 글로벌 본사의 가격 정책이 보다 공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인 명품 소비액은 2021년보다 24% 증가한 168억달러(약 20조9000억원)로 추산됐다. 1인당 소비액은 325달러(약 40만4000원)로 중국(55달러)과 미국(280달러)을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원부자재·물류 비용 증가뿐 아니라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를 위한 전략적 가격 조정의 성격도 있다"며 "하반기에도 주요 브랜드의 가격 인상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시장 규모는 23조원대를 기록했다. 이 중 오프라인 채널이 19조1745억원, 온라인 채널이 2조6405억원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