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리서치, 파마리서치홀딩스로 지주사 전환 등 인적분할 추진파마리서치홀딩스 0.74 대 파마리서치 0.26 비율로 분할신설법인 지분 과소 책정·향후 현물출자 유상증자 등 논란머스트자산운용, 인적분할 대신 중복상장 없는 물적분할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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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리서치가 추진 중인 인적분할을 둘러싸고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분할 비율부터 현물출자 계획, 지배구조 개편 방향 등 구조적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면서 회사는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 ▲ ⓒ파마리서치
27일 업계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지난 13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기존 법인을 투자를 담당하는 존속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로 전환하고 기존 에스테틱 사업을 영위할 신설법인 '파마리서치'을 설립한다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11월 1일을 기준으로 단순·인적분할을 시행할 예정이며, 신설법인은 코스닥 시장에 재상장을 추진한다.파마리서치는 이번 인적분할에 대해 사업과 투자 기능을 분리함으로써 각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분할 비율은 파마리서치홀딩스 0.74, 파마리서치 0.26로 정해졌다. 분할 후 총자산은 각각 5802억원, 2195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파마리서치홀딩스는 그룹 컨트롤타워로서 자회사 관리와 전략적 투자에 집중하고, 파마리서치는 의료기기·의약품·화장품 등 핵심 에스테틱 사업 성장에 주력한다.다만 이번 인적분할에 대해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주요 사업 부문인 신설 법인의 지분이 과소 책정됐다는 점과 향후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점에서다.먼저, 신설회사에 배정된 지분 비율이 25.7%에 불과하다는 것에서 회계 기준을 내세운 가치 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024년 말 기준 양사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신설 법인이 약 309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존속회사의 매출은 32억원을 기록했다. 실질적으로 기업의 영업·성장 기반은 신설 법인에 집중돼 있음에도 장부상 순자산을 기준으로 지분을 나눈 것이다.회사 측은 "법인세법상 적격분할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분할대상 사업부에 귀속된 자산과 부채를 기준으로 비율을 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며 "이 기준을 어길 경우 회사는 막대한 법인세 부담을 안게 되고, 주주들에게도 의제배당에 따른 과세 리스크가 발생한다"고 밝혔다.그러나 투자자들은 실질가치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리쥬란의 브랜드 가치, 글로벌 확장성 등 성장 잠재력을 고려하면 신설 법인의 실질 기업가치는 장부상 순자산을 크게 상회한다는 것이다. 해당 비율은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이 밖에도 파마리서치홀딩스가 향후 신설회사 지분을 다시 확보한다는 계획도 논란이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분할 신설회사에 대해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존속법인이 신설법인의 지분을 대거 확보해 지배력을 갖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결국 이번 인적분할이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상장 지분을 다시 흡수하는 우회적 물적분할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파마리서치의 지분 약 1%를 보유한 머스트자산운용은 "물적분할 후 자회사가 독립상장한 모습과 인적분할 후 현물출자한 모습은 그 과정에서의 신주인수권 관련된 차이점이 있지만 사실상 똑같은 형태이고 그렇기에 동일한 중복상장의 문제점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머스트운용은 '중복상장 없는 물적분할'을 제안했다.하지만 파마리서치는 "이번 분할은 지분율 그대로 신설회사의 주식을 배정받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주주권이 그대로 유지된다"면서 "이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신규 상장해 대주주만 혜택을 보고 소수주주는 자회사에 대해 어떠한 권리도 가지지 못하는 방식의 소위 '쪼개기 상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반박했다.이에 대해 머스트운용은 "인적분할 후 현물출자 유상증자는 대주주가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도 지배력을 대폭 확대할 수 있는 구조"라고 비판했다.또한 파마리서치가 밝힌 '모든 주주에게 동일한 유상증자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형식상 공정해 보일 뿐 실질적으로는 대주주만 압도적으로 참여해 결과적으로 지배구조가 왜곡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공시된 자사주 11만여주 소각은 대주주와 소액주주 모두의 지분율을 동일하게 올리는 선순환 조치지만 인적분할과 현물출자의 경우 대주주의 지분율만 비대해지고 소액주주는 그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이와 관련 소액주주들도 단체행동에 나설 모양새다. 27일 기준 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에 모인 주식 수는 45만155주로, 이는 전체 지분의 4.18%에 해당한다. 이들은 이달 말 대통령실과 한국거래소에 파마리서치의 인적 분할 철회 요구와 함께 상법 개정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파마리서치는 오는 10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 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주주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