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현 수준 2.50% 유지 … 한미 간 금리 격차 2.0%P수도권 중심 집값, 가계부채 폭등 우려 이유금통위원 6명 중 4명 ‘3개월 내 금리 인하’ 의견한은 다음 기준 금리 인하 8월 또는 10월 전망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증가 우려 등을 이유로 하반기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기둔화, 소비침체 등 영향으로 올해 대한민국의 0%대 저성장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되지만 최근 과열된 수도권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고려해 한은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기준금리 동결 … 연 2.50% 유지

    한은 금통위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50%로 유지했다.

    한은은 지난 1월과 4월에는 금리를 동결했고, 2월과 5월에는 각각 0.25%포인트(p)씩 인하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았던 고환율은 최근 1300원 초중반에서 등락하며 안정화된 상황이다.

    저성장 우려에도 한은이 이날 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한 데는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치솟고, 가계대출이 한 달에 6조원 이상 급증하는 등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5월에 이어 또 금리를 낮추게 되면 최근 급등한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2000억원 늘어난 116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2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한 데다 열 달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날 한은의 금리 동결로 한미 간 금리 격차는 2.0%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금통위원 6명 중 4명, 3개월 내 인하 의견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6명이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향후 3개월 내 금리 전망에 대해선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현지 2.50% 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나머지 2명은 향후에도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4명의 금통위원은 추가 인하 가능성 열어놓고 향후 미국과의 관세 협상 진전, 정부의 부동산 대출 관리 정책 효과 등을 살펴보면서 금리를 결정할 필요 있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두 분은 금융안정을 위한 확신을 얻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고, 미국과 금리 격차가 2%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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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기준 금리 인하 8월 또는 10월 전망

    한은이 이르면 8월 또는 10월에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은은 국내 경제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가 경제심리 개선, 추경 등으로 점차 회복되고 수출은 미 관세부과 등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성장경로는 대미 무역협상의 전개 상황, 내수 개선속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 효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 등 상황을 지켜보면서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주택거래부터 대출 실행까지 1~3개월의 시차가 발생해 일각에서는 한은이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본 후 4분기 첫 금통위인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달 다시 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한 번 0.25%포인트 정도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용 등 미국 경제가 너무 탄탄해 금리를 급하게 낮출 이유가 없는 만큼 한은도 연준 속도에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굳이 더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가계부채나 부동산보다 현재 경기 상황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지역의 집값이나 가계부채 문제는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대상이 아니라 미시정책으로 해결할 사안으로, 한은도 10월 정도 한 차례 더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