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랠리 … 공격적 빚투에 반대매매 우려 확산담보유지비율 기준 이하 하락 시 마진콜 발생'레버리지' 효과 높지만 증시 악순환 유발도담보평가 기준, 반대매매 실행 조건 등 리스크 관리 철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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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식시장이 폭염 만큼 뜨거운 불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는 3180선을 올라서며 연고점을 하루 만에 경신했습니다. 

    이에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3000조원을 넘어섰는데요.  코스피 지수가 증시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상장 주식 수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11일 장 초반 코스피는 3200대 돌파했는데요. 지난 2021년 9월 6일(장 중 3206.25)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입니다.

    증시가 훈풍을 탄 가운데 모든 투자자가 행복한 상황인 것은 아닙니다.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빚투(빚내서 투자)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개미들은 반대매매로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요.

    투자자는 증권사에서 일정 금액을 빌려 주식을 사고 나중에 갚는 방식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데, 주가가 급락하면 증권사는 손실을 막기 위해 투자자의 동의 없이 강제로 투자자 주식을 팔아버립니다. 이를 반대매매라고 합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했을 때 발생합니다.

    지난 10일 발생한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72억원으로 지난달 초(46억원) 대비 56% 넘게 증가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2% 가까이 조정받은 지난 4일엔 182억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현금이 부족할 때 일부 증거금만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미수거래를 하기 위해 투자자가 3거래일 만기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의미하는데요. 투자자가 이를 3거래일 안에 갚지 못하면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합니다.

    반대매매 규모가 늘어난 건 빚투가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미수거래 잔액은 지난 9일 기준 924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초 8874억원이던 미수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27일과 30일 1조원을 넘어선 뒤 꾸준히 9000억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크게 늘었습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주식 투자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인데요. 지난해 말 15조원대였던 신용융자금액은 지난 9일 기준 20조8600억원으로, 3년 만의 최대치 수준입니다.

    반대매매에선 담보비율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보통 보유자산 평가액 나누기 미수금 총액으로 계산되는데요. 증권사마다 반대매매가 나가는 비율은 다르게 책정됩니다.

    만일 담보유지비율 이하로 주가가 하락하면 증권사에서 추가 담보를 제공하라는 마진콜을 받게 되고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못하면 반대매매 대상이 됩니다.

    신용 계좌에서 평가금액이 주가 하락으로 담보유지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2거래일 뒤 오전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강제 처분합니다.

    보통 반대매매 우려는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커지는데요. 보유한 주식이 급락하면 보유한 주식의 평가액이 급락하고 담보비율이 급감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국민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까지 떨어졌을 당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마진콜을 피하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과 삼성물산 주식 등을 추가 담보로 제공해야 했었던 것도 이때문입니다.

    다행이도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로 회복했고 최근엔 6만원을 넘어서면서 반대매매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었죠.

    이렇게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면 반대매매가 예정된 거래일 전까지 추가로 돈이나 주식을 채워넣거나 담보로 산 주식을 팔아서 빌린 돈을 상환하면 됩니다.

    반대매매는 악순환을 유발합니다. 반대매매로 매도 물량 출회되면 다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되며 시장의 하방 압력을 키웁니다. 반대매매에 따른 연쇄 효과로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죠.

    투자자들이 반대매매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신용·미수거래를 택하는 건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입니다. 투자자가 자신의 자금보다 더 많은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죠. 특히나 요즘 같이 불장이라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될 것입니다.

    오를 때는 얻는 이익이 큰 만큼 하락할 때 손실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기에 리스크 관리 역시 철저해야 합니다.

    증권사 한 PB는 "주식 매수를 위해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투자금을 차입한 경우 대출조건과 담보평가 기준, 반대매매 실행 조건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면서 "융자를 써 주식을 매수했다면 담보 유지 비율을 꾸준히 확인하고, 만일을 대비해 미리 현금 또는 담보를 확보해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