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기계장비’ 지수, 11% 상승 … 산업지수 1위한미 관세 협상 핵심 의제 … 550조원 규모 전망증권가 “한국 조선업, 건국 이래 최고 호황기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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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조선주들이 일제히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정부가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 테이블에 조선 분야 사업 협력 방안을 핵심 카드로 꺼내 든 데다 2분기 실적 기대감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2주(15~29일)간 주요 조선주들이 포함된 ‘KRX 기계장비’와 ‘KRX 300 산업재’ 지수는 각각 11.03%, 6.33%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0.89%)·코스닥(0.64%)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준이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1, 2위다.

    같은 기간 주요 조선주별로 살펴보면 한화오션은 26.37%나 폭등했고 ▲HD현대중공업(22.35%) ▲HD현대미포(16.47%) ▲HJ중공업(13.43%) ▲삼성중공업(7.45%) ▲HD한국조선해양(6.46%)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조선 기자재 관련주들인 한화엔진(34.10%), 한국카본(30.82%), 동성화인텍(26.47%) 등도 일제히 급등세를 맞았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조선 관련 종목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레버리지’는 이 기간 35.14% 상승해 1위에 올랐고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조선TOP10(17.72%)’와 ‘SOL 조선TOP3플러스(16.67%)’는 각각 3, 5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삼성자산운용 ‘KODEX 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15.03%)’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조선해운(11.93%)’ ▲TIGER 200 중공업(10.79%) 등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조선주들은 한미 상호관세 협상 과정에서 핵심 의제로 부각되며 주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특히 정부는 미국에 관세 협상 카드로 미국 조선업 지원 프로그램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제안한 바 있다. MASGA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표적 정치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조선업을 뜻하는 S(Shipbuilding)를 더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한국 민간 조선사들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대출·보증 등 금융 지원을 포괄하는 패키지로 구성됐다. 한국은 미국 측에 수백억달러, 한화로 수십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구체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해양 전문지 트레이드윈즈는 한국이 약 4000억달러를 미국 조선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인하를 인질로 대미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데 미국은 분명 국내 조선업체들의 협력이 필요하기에 조선업종 내 협력이 관세 협상의 주요 카드로 부상했다”며 “현재 조선주들은 밸류에이션 리스크 제외 시 하방 압력이 제한적인 구간으로 향후 마스가를 통한 대미 투자 패키지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한화오션은 전날 실적을 발표했으며 HD한국조선해양은 31일, HJ중공업 등 중견 조선사들은 보고서 공시 법정 기한인 8월 14일 공개될 전망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올해 2분기 매출 3조2941억원, 영업이익 381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으며 영업익은 흑자 전환했다. 특히 영업익은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였던 2686억원도 38%나 웃돌았다.

    이번 분기 호실적의 주요인은 상선 부문에서 저가 수주 컨테이너선의 매출 비중이 축소되고 수익성이 높은 LNG(액화천연가스)선 매출 비중 확대로 제품 믹스가 개선된 영향이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상선 부문에서 생산 안정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지속적인 원가절감 활동을 통해 이익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상선 부문의 제품 믹스 개선과 생산 안정화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에 대한 증권가의 긍정적인 전망도 쏟아졌다. 실적 측면에서는 지난 2022년 이전 수주 물량을 올해 대부분 해소했고 지난해 고선가 물량 매출 반영이 시작됐으며 친환경 규제로 인한 교체 수요가 풍부해 고수익성 LNGc선에 대한 수주 모멘텀도 갖췄단 평가다.

    오지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조선업은 건국 이래 최고 호황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현재 조선소들의 선종 믹스는 고부가가치선인 LNGc, LPGc, 컨테이너 위주며 미국발 모멘텀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