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테슬라 공급 확대 기대감에 10%대 급등덕산하이메탈 上·솔브레인 강세 … 소재·장비株 들썩옥석가리기 필요성도 … "실제 수혜 여부 따져봐야"
  •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열사 주식과 생산 밸류체인과 연계된 소재·부품·장비 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업 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80%(1만4900원) 오른 20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테슬라 간 반도체 협력이 성사되면서 테슬라와 삼성SDI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협력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몰린 탓이다. 

    삼성전기도 이날 10.55%(1만4500원) 급등해 15만19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기 역시 이번 삼성전자와 테슬라 간 협력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작용해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가 테슬라 전기차 공급망에 포함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하고 방출해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 내 전력 안정화와 노이즈 제거에 필수적이다. 특히 고성능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장용 MLCC 탑재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갖춘 만큼 테슬라의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또 테슬라에 이미  AI4, AI5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플립 칩 볼그리드어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급 계약으로 테슬라와 삼성전자, 삼성전기와 협력 관계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번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차세대 반도체 AI6 공급 계약 관련하여 삼성전기가 FC-BGA를 주도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기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덕산하이메탈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였다. 덕산하이메탈은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덕산하이메탈은 삼성전기의 FC-BGA 패키징 공정에 필요한 솔더볼(Solder Ball) 및 마이크로솔더볼(MSB)을 주요 공급하는 핵심 소재업체다.

    이 외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 초산계 식각액을 납품하는 솔브레인(1.22%)도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2~3분기부터 (테슬라 공급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고 가정할 때, 연말부터 장비가 깔리고 이후 가동이 시작되면서 소재 업체들의 실적이 올라가는 그림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수혜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흥분이 가라앉기 시작하면, 현실성 따져보기가 이뤄질 것"이라며 "금번 수주 건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전체적인 영업 환경이 개선될 경우, 수혜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의미 있는 수익성 창출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텍사스 공장에서 AI6 칩을 생산한다고 밝혔고, 금액도 향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향후 테슬라의 자율주행 슈퍼컴퓨터용 Dojo2칩 수주까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