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관세에 상반기 영업이익 전년比 12.7%↓美 3사 실적 급감 … GM 영업익 32% 줄고 포드 순손실 폭스바겐, 영업익 30% 감소 … 볼보, 상장 이후 첫 손실美 완성차 타격 가장 커 … '승자 없는 관세' 충격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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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완성차들이 트럼프발 관세 충격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상반기 실적이 크게 줄었다. 특히 국내 대표 기업인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기업들도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자동차 관세 협상에선 승자가 없었단 분석이 나온다.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3조6016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15.8% 감소했다. 기아 또한 같은 기간 영업이익 2조7648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4.1% 줄었다.상반기 기준 현대차와 기아 합산 실적을 따져보면, 매출은 늘고 영업이익은 감소했다.양사 상반기 실적을 합산한 결과 매출액은 약 150조6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약 13조8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2.7% 감소했다. 즉 지난해보다 많이 팔았지만, 관세 비용으로 인해 이윤이 남지 않은 셈이다.미국은 지난 4월부터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지만, 현대차·기아는 자동차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관세 충격을 흡수해 왔다. 가격 인상률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미국 공장을 최대한 가동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했다.문제는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대다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유럽 자동차 기업뿐 아니라 미국 완성차 업체들까지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실제 미국 자동차 업계 '빅3'로 꼽히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들은 일제히 작년보다 크게 악화된 성적표를 받았다.GM은 2분기 매출은 471억2000만 달러(65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순이익은 19억 달러(2조6233억 원)로 35% 급감했다. 세전 조정 영업이익은 30억 달러(4조 원)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이익 감소는 역시 관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GM은 2분기 11억 달러(1조5000억 원)의 관세 비용을 떠안은 것으로 전해졌다. GM 측은 관세 여파가 3분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포드는 2023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5% 늘어난 502억 달러(69조6500억 원)를 기록했으나, 관세 충격에 이어 70만 대 리콜로 예상외 지출이 늘어나면서 2900만 달러(약 403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포드 측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비용이 8억 달러(1조1000억 원)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푸조, 지프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올 상반기 매출 743억 유로(120조4000억 원)를 기록했지만, 23억 유로(3조72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6% 140.9% 감소했다. 스텔란티스 또한 3억 유로(약 5000억 원)의 관세 비용을 떠안으면서 수익성이 잠식당했다.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상황은 매한가지다.스웨덴 기반의 볼보자동차 역시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볼보의 2분기 영업손실은 일회성 비용을 포함해 100억 크로나(약 1조 4000억 원)로, 이는 지난 2021년 미국 나스닥 상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폭스바겐그룹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 30% 감소한 808억 유로(130조6000억 원), 38억 유로(6조1000억 원)로 집계됐다. 폭스바겐그룹도 올해 상반기에만 약 2조 원에 달하는 미국 관세 비용과 구조조정 충당금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업계에선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이번 관세 전쟁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미국 제조업에 가장 의존하는 자동차 제조 업체가 관세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아이러니 현상이 일어났다"라고 꼬집었다.특히 포드의 경우 지난해 기준 미국 판매량의 79%를 자국 내에서 생산, 미국 내 주요 자동차 기업 가운데 현지 생산 비율이 가장 높다. 이에 이번 관세 전쟁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피해를 보긴 마찬가지였다.이는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품목 관세를 3월 25%, 6월 50%로 각각 올린 탓이다. 미국 내 생산 비용도 덩달아 치솟으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한 업계 관계자는 "포드는 멕시코와 캐나다 등 북미 공급망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기 때문에 이번 관세 협상에서 악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번 관세 이슈는 승자 없는 전쟁이 됐다"라고 분석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산업을 키우겠다며 세계 각국과 벌인 관세 전쟁에 미국 자동차 업계가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