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쏟아진 DL그룹, 부도 위기에 사망사고까지DL 12%·DL이앤씨9%↓ … KRX건설 지수 1%대↓증권가 "건설업 전반에 도사리는 구조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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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 작동 중인 크레인 ⓒ연합뉴스
건설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자 정부가 건설업계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각종 악재가 잇따르면서 업계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가운데 주가 역시 급락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이다.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L은 직전 거래일 대비 12.39% 하락한 4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DL이앤씨도 9.20%% 급락했다.DL그룹의 주가가 하락세에 직면한 것은 여천NCC 부도 위기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합작해 설립한 여천NCC는 수년간 누적된 적자로 부도(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DL은 한 차례 투자를 거부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 했지만,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금 지원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더해 지난 8일 장종료 이후 DL이앤씨 자회사인 DL건설이 시공하는 의정부 소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추락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정부는 건설사 사망 사고에 칼을 빼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후 처음으로 휴가를 보낸 뒤 복귀하자마자 "모든 산재 사망 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별도의 보고 체계를 갖추고 이를 통해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다.이 대통령은 휴가 직전인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 산재 사망 사고를 언급하며 공개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산재 사망 사고가 반복적으로, 상습적으로 발생한다면 아예 그걸 여러 차례 공시해 투자를 안 하게 되면 주가가 폭락하게 (될 것)"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그러나 휴가 기간인 지난 4일 포스코이앤씨 작업 현장에서 또다시 산재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올해에만 4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관련 상황을 보고받은 이 대통령은 건설 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 징벌적 배상제 등 제재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당시 포스코이앤씨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했다. 지난 6일에는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그 결과 모회사인 POSCO홀딩스는 이날 직전 거래일 대비 3.89% 오른 30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산재 사고 발표 직전(7월28일 32만3000원)과 비교하면 주가는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건설업계를 향한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이날 KRX 건설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1.33% 하락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서희건설(-7.31%), HDC현대산업개발(-4.83%), GS선걸(-2.16%) 등 건설주들이 약세를 보였다.증권가에서는 정부가 산재 사고에 대해 엄포를 놓고 있는 만큼 '산재 리스크'가 자본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이앤씨의 연쇄 사망사고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중대 산업재해 리스크가 자본시장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며 "포스코이앤씨 사고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 개입과 건설업 면허 취소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중대재해는 개별 기업의 운영 리스크를 넘어 산업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결국 경영 불확실성이 수주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신용등급 평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지난 8일 DL건설에서도 국내 아파트 건축 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는 어느 한 특정 건설사의 문제가 아닌, 건설업 전반에 상시 도사리는 구조적 문제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고용노동부로부터 산재 사고 방지를 위한 사전·사후 조치 내용과 함께 현재까지 조치한 내용을 보고 받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