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DDR4 가격 최대 90% 상승 전망'절대 강자' 삼성, 범용 D램 선전 반가워단종 계획 미루고 내년 말까지 생산 연장키로수익률 낮지만 대량 생산으로 실적 보탬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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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서버용 고용량 D램 모듈 DDR4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DDR4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대규모 공급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든든한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런 분위기에 따라 단종 수순을 밟던 DDR4 생산 라인 운영도 당초 예상보다 1년 가량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1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DDR4 가격 급등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에 PC, 서버, 소비자향, 모바일 D램 등 DDR4 수요 전방위에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PC용 DDR4는 3843%, 서버용 DDR4는 28~33%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고 소비자향 DDR4는 무려 최대 90%까지 가격이 오를 가능성을 점쳤다. 모바일 D램도 LPDDR5x의 경우 10~15% 상승에 그치지만 이보다 구형인 LPDDR4x는 38~43% 가량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구형 D램인 DDR4 가격이 이처럼 계속 상승하는 것은 메모리 3사가 이 제품의 단종 소식을 알리면서 가속화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마이크론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3사 모두 DDR4를 1년 내 생산 종료할 것이라고 고객사들에 통보했고 올 상반기에 이를 위한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었다.공급 중단이 선언되면서 오히려 수요단에선 막바지 재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졌다. 제조사들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가운데 가격 급등세가 뚜렷해지면서 지난 5월에는 DDR4 8GB 기준으로 한달 새 가격이 56% 급등해 Gb(기가비트)당 1.75달러에서 단숨에 2.73달러에 거래됐다.6월 중순 기준으로 가격은 3.77달러까지 올라 3월 가격과 비교하면 132% 올랐다.이렇게 가파른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일부 DDR4 중에선 신형인 DDR5 보다 비싼 경우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는 2분기에도 이어졌고 오히려 가격 상승세가 더 급격해지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던 제조사들이 유례없는 DDR4 가격 인상도 추진했다.삼성은 DDR4 공급 부족 상황에서 1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 고객사들에 20% 가격 인상을 통보하고 6월부턴 인상된 가격으로 재고 소진을 시작했다. 마이크론도 비슷한 시기 DDR4 가격을 50% 인상해 가격 급등세에 또 한번 불을 질렀다.미국 트럼프 정부의 반도체 관세 도입 가능성에 구형 D램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더해져 가격 상승세는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생산 종료를 예정했던 DDR4가 예상 밖으로 선전하면서 삼성전자는 계획을 변경하는 상황까지 갔다. 당초 지난 6월까지 DDR4와 LPDDR4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실행 중에 있었지만 이를 연말까지로 한차례 연기했다가 최근엔 다시 1년 더 연장해 내년 말 종료로 가닥을 잡았다.업계에서는 삼성이 최근 급등하는 DDR4 가격과 수요 폭증에 맞춰 생산 기간을 연장한 것이라는 분석에 더불어 예상보다 HBM 등으로 생산 라인을 전환하는 것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전략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삼성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5세대 HBM인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망 입성이 지연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12단 제품의 공급을 지속 추진했지만 하반기로 넘어온 지금까지도 공급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메모리 실적을 견인하는 HBM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의미다.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DDR4 생산을 당분간 지속하며 높아진 수요와 시장 가격을 누리며 하반기 실적을 챙겨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한동희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에게 커머디티(범용) D램 업황 호조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메모리 이익 격차를 축소하고 싶은 삼성전자에게 D램 재고가 AI 사이클 내 최저 수준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과 경쟁자들이 커머디티 D램 생산 확대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반드시 활용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다만 삼성전자 D램 매출 중 DDR4 비중이 10% 안팎 수준으로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HBM 같은 고부가 AI 제품에서 의미있는 공급 계약이 이뤄져야만 실적 반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한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AI 사이클 내 HBM의 높은 수익성을 감안하면 커머디티 D램 만으로 이익 격차를 축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HBM 시장 진입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이어 "극단적으로 삼성전자 입장에선 HBM 수익성과 커머디티 수익성이 좁혀지는 것이 이익 격차 축소에 용이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