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월간 1.83% 하락 … 코스닥도 1%대 약세노란봉투법·세제 개편안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시장 불확실성 여전 … 9월 증시 상승 폭도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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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코스피가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세제 개편안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결국 3200대를 지키지 못하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9월 증시의 상승 폭도 제한될 것으로 봤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장(3196.32)보다 10.31포인트(-0.32%) 내린 3186.01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48포인트(0.39%) 오른 3208.80으로 출발했지만, 장중 하락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2302억원, 65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369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거래량은 2억4226만주, 거래대금은 8조83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전일(798.43)보다 1.52포인트(-0.19%) 하락한 796.91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과 기관은 236억원, 405억원어치씩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49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8억4428만주, 5조66억원을 기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상승 재료의 부재로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지만, 조선업종과 삼성전자가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며 “코스닥은 2차전지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알테오젠을 제외한 대형주들이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달 국내 증시는 정책 실망감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지난 6~7월의 상승세를 이어받지 못하고 보합권을 등락했다. 코스피는 8월 한 달 동안 1.83%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1.03% 내렸다.

    이는 주요국 증시 수익률 대비로도 낮은 수준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8월 1일~8월 28일(현지 시각)까지 3.41%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2.56%, 2.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4.0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8.01%) ▲대만증시 가권 지수(2.93%) ▲홍콩 증시 항셍지수(1.78%) 등 주변국 증시 주가지수의 수익률도 국내 증시를 웃돌았다.

    국내 증시 양대 지수에서 개인 홀로 2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조4887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들도 315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들이 이 기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네이버(9655억원) ▲알테오젠(3482억원) ▲한화오션(3010억원) ▲LG씨엔에스(1775억원) ▲LIG넥스원(157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 1조1639억원어치나 팔아치웠고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인 ▲네이버(-7044억원) ▲알테오젠(-3133억원) ▲한화오션(-3096억원) 등을 대거 순매도했다. 기관들도 LG씨엔에스(-3572억원), 네이버(-2822억원), 삼성전자(-2714억원), LIG넥스원(-1407억원) 등을 팔아치우는 등 개인들과 반대 행보를 보였다.

    이에 거래대금이 급감한 점도 투심을 위축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모습이다. 이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3865억원으로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 12조9500억원보다 19.80% 감소했다. 역대급 거래를 기록했던 지난 6월 일평균 거래대금 15조19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31.62%나 줄었다.

    특히 상반기 증시를 주도했던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 등 주도주들은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상승 여력이 다했고 정부가 내놓은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세제 개편안 등의 정책이 시장 기대감에 미치지 못한 점도 하방 압력을 가중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과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9월 증시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에도 관세, 세제개편안 등 8월 증시 발목을 붙잡은 요인들은 안고가야 할 듯하다”면서 “‘9월 증시가 부진했다’는 계절성도 투자자로 하여금 자기실현적 예언, 심리적 상단 저항을 만들어낼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잭슨홀 미팅과 엔비디아 실적 안도감에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불확실성 등으로 지수 레벨업을 제약할 것”이라며 “다만 3차 상법개정안 등 단계적인 거버넌스 개선 움직임은 코스피 후행에 하방 경직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