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2600 벤치마크 유출싱글 3309점·멀티 1만1256점스냅드래곤 8 엘리트2와 견줄만3나노 부진 딛고 2나노 성공할까
  • ▲ 삼성전자 엑시노스 이미지.ⓒ삼성전자
    ▲ 삼성전자 엑시노스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연일 개선된 성능을 선보이면서 시장 안팎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벤치마크(성능실험) 사이트 긱벤치6에 공개된 엑시노스2600으로 추정되는 AP는 싱글코어 3309점, 멀티코어 1만1256점을 기록했다. 직전 엑시노스2600으로 추정된 AP의 싱글코어가 2810점, 멀티코어가 9301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17.8%, 21% 개선된 수치다. 

    점수는 스마트폰 칩셋의 성능을 측정하는 수치를 뜻한다. 싱글코어 점수는 하나의 코어가 처리하는 속도, 멀티코어 점수는 여러 코어가 동시에 작동할 때의 성능을 나타낸다. 싱글코어는 앱 실행이나 인터넷 로딩 등에 영향을 미치고 멀티코어는 고사양 게임 등 복잡한 프로그램과 관련된다. 

    이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싱글 3100점, 멀티 9800점)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다음 달 출시가 예고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2(갤럭시 S26 엣지 탑재 기준 싱글 3393, 멀티1만1515점)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적화와 클록 안정화 등 작업이 이뤄지면서 단계적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시제품인 만큼 실제 상용화시 추가적인 성능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은 2024년 갤럭시 S24 시리즈까지만 해도 지역별로 엑시노스를 함께 탑재했다. 특히 S20과 S21, S22의 경우 울트라 모델에서도 엑시노스를 탑재할 정도의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초 출시된 S25 시리즈의 경우 전 모델 스냅드래곤 AP가 탑재됐다. 

    엑시노스 부활의 조짐이 보인 것은 최근이다.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Z 플립7에 엑시노스2500이 들어가면서다. 

    엑시노스2500은 삼성의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2세대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공정을 기반으로 생산된 첫 스마트폰 칩셋이다. 전작 대비 AI 연산 성능, 전력 효율, 제조 안정성 면에서 개선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은 해당 칩을 S25 시리즈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초기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플립7에 탑재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출시된 Z 폴더7, 플립7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엑시노스2500(플립7) 양산 확대가 2나노 초기 수율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엑시노스2500는 3나노 공정으로 만들어 지지만 생산 데이터가 빠르게 축적되면서 라인 안정화가 빨라지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최적화 경험이 2나노 초기 램프업에도 간접적으로 도움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힘입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 엑시노스 비중이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외신 등이 추측한 바에 따르면 갤럭시 S26 울트라는 전 세계적으로 스냅드래곤 칩셋을 사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S26 프로와 S26 엣지 모델은 시장에 따라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나눠 탑재할 가능성이 있으며, 엑시노스 비중이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 

    엑시노스 귀환은 갤럭시를 생산하는 모바일 경험(MX) 사업부, 엑시노스 설계를 맡는 LSI, 칩을 제조하는 파운드리 사업부 모두에 호재다. 올해 상반기 MX 사업부는 모바일 AP 원재료 비용으로 작년 상반기 보다 29.9% 증가한 7조7899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NW) 사업부의 상반기 영업이익 7조4740억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적자를 줄이고 AP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도 엑시노스의 역할이 크다. 업계에서는 2분기 기준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합산 적자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AP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5%에 그쳤다. 작년 4분기 4%와 비교하면 1%포인트(p)증가한 수준이지만 2019년 연간 점유율 기준 약 14.1%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