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만에 인천공항 도착…가족 품에 안겨 눈물의 재회"자유다, 감사하다" 격앙된 심경도 토로LG엔솔 대표 동행 … "안정적 복귀 끝까지 지원"
  • ▲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인천=서성진 기자
    ▲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인천=서성진 기자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불법체류 단속 과정에서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귀국했다. 지난 1주일간 ‘악몽’과도 같았던 구금 생활을 마치고 조국 땅을 밟은 이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족과 포옹하며 눈물의 재회를 가졌다.

    이날 오후 3시 30분 대한항공 전세기를 통해 한국인 근로자 약 300여 명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한 시간 넘게 이들의 귀국을 기다린 가족과 지인들은 물론 시민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근로자들을 맞으며 박수를 보냈다. “고생하셨습니다”, “환영합니다”라는 격려의 말을 쏟아냈다.

    출국장에서 나와 마련된 버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자유다”, “감사합니다”, “이런 일이 다신 없었으면 좋겠다”며 격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근로자는 “식사도 부실했고, 2인 1실에 변기가 함께 있는 등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았다”며 가장 힘들었던 점을 토로했다. 그는 “초기에는 당국이 범죄자 취급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태도가 누그러졌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HL-GA 배터리 공사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근로자 316명을 포함해 약 450명을 불법체류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근로자들은 일주일가량 현지 구금시설에 수용됐다가 전날 석방됐으며, 11일 오전 미 애틀랜타에서 출발한 전세기를 타고 15시간 만에 한국 땅을 밟게 된 것이다. 
  • ▲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귀국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인천=서성진 기자
    ▲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귀국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인천=서성진 기자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기내 출발 때는 모두가 박수 치고 환호하며 안도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임산부 한 분이 계셨는데, 퍼스트 클래스에 모셔 심리적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들과 함께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도 “구금됐던 모든 분들이 안전하게 돌아와 기쁘게 생각한다”며 “정부 관계자들께서 열심히 노력해준 덕분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시민단체 활빈단이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ICE 요원의 사진을 합성한 풍자 포스터를 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외신 취재진들도 몰려 현장의 열기를 더했고, 입국장에 있던 외국인들은 트럼프 풍자 포스터를 흥미롭게 지켜보며 사진을 찍었다.
  • ▲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316명이 탑승한 전세기가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한 12일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공항 입국장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플래카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인천=서성진 기자
    ▲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316명이 탑승한 전세기가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한 12일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공항 입국장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플래카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인천=서성진 기자
    김동명 대표는 “안정적인 복귀를 위해 끝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구체적인 지원 계획은 추후 밝히겠다”고 했다. 미국 합작 공장 운영 우려와 관련해서는 “언론에 나온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