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선영서 엄수, 150여명 참석해 헌화·묵념이재용 회장, 선영 둘러보며 고인 뜻 되새겨취임 3주년 앞두고 경영 메시지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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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경기도 수원시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5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있다.ⓒ연합뉴스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5주기를 앞두고 경기 수원 선영에서 추도식이 열렸다.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은 오전 10시40분 전후 검은색 세단을 타고 묘소에 속속 도착했다. 이들은 20분 가량 고인의 업적과 뜻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특별한 절차 없이 헌화하고 절하는 등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선영 주변을 둘러봤다.이날 검은색 양복에 검정 계열 넥타이를 맨 이재용 회장은 추모 인사를 마친 뒤 혼자 묘소 주변을 천천히 거닐며 생각에 잠기는 모습이 포작됐다.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 사장 등 가족들과 대화도 나눴다.유족에 앞서 오전 9시 35분께는 정현호·전영현·최성안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 현직 사장단 50여명이 선영을 찾았다. 이들은 10여분 간 헌화한 뒤 ‘이건희 정신’을 기렸다. 오후에는 전직 경영진 100여명이 현장을 찾아 고인을 추모할 예정이다.선영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보낸 조화가 자리했다. 김 회장은 매년 조화를 보내고 있으며, 2주기 때는 직접 추도식을 찾기도 했다.추모를 마친 뒤 이 회장과 사장단은 용인에 위치한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오찬을 함께했다.미중 무역 갈등과 관세 협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한 가운데 이 회장이 이날 사장단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27일 이 회장은 ‘회장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일각에서는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에 나서고 있어 이 회장이 경영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2022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 회장은 추도식 후 사장단과 오찬을 갖고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한편,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0일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이 선대회장 5주기 추모 음악회를 열었다. 음악회에는 유족과 삼성 사장단 및 임직원, 인근 주민, 협력회사 관계사 등 90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행사 전 신임 부사장 부부 150여명과 지하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며 격려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이날부터 사흘간 전 임직원 근무 시스템 접속 화면에 ‘시대를 앞선 혜안, 우리의 내일을 비춥니다’라는 문구도 게시한다. 선대회장이 남긴 ‘KH 유산’의 사회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서다.이 선대회장은 1987년 부친인 이병철 창업회장 별세 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고,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시켰다. 그는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여간 투병하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이재용 회장 등 유족들은 12조원이 남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상속 재산의 상당 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선대회장의 유지를 기려 문화예술품 기부 등 사회 환원을 실천해왔다. 지난 2021년 문화재 및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기관에 기증한 데 이어, 감염병 극복(7000억원)과 소아암·희귀질환 지원(3000억원) 등을 위해 총 1조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