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세종서 콜마홀딩스 임시주총 개최 … 윤동한 회장 제안 부결윤여원 대표, 콜마비앤에이치 경영 일선서 후퇴 … 사회공헌 전담주식반환청구 소송 이어지며 오너가 갈등 불씨는 여전
  • ▲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과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과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5개월간 이어진 콜마그룹 오너가(家)의 경영권 분쟁이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의 완승으로 귀결됐다. 앞서 콜마비앤에이치에서 윤여원 대표가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데 이어 콜마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도 윤동한 회장이 제안한 사내이사 선임안이 부결됐다. 이로써 그룹의 주도권은 윤 부회장 중심으로 완전히 굳혀졌다는 평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콜마홀딩스는 이날 오전 세종 산학연클러스터지원센터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윤 회장, 김치봉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김병묵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부결했다. 이날 주총에는 윤 회장과 윤 부회장, 윤 대표 등 주요 오너 일가는 참석하지 않았다.

    윤 회장 등 3인의 사내이사 선임건은 출석 주주 과반수 및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찬성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주총 결과는 경영 쇄신과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추진해온 회사의 방향성이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 원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번 임시주총은 지난 7월 윤 회장이 직접 요청한 주주제안으로 소집됐다. 당시 윤 회장은 자신과 딸 윤 대표를 포함한 10명의 인사를 콜마홀딩스 사내이사 후보로 올리며 경영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임시주총을 앞둔 지난 24일 윤 대표를 비롯해 유차영, 유정철, 조영주, 최민한 사내이사 후보자 5명과 박청찬, 권영상 사외이사 후보자 2명 등 7명이 일괄 사퇴했다. 이로써 표 대결 구도는 사실상 무력화됐고 윤 회장이 추진하던 이사회 재편 시도는 동력을 잃었다.

    윤 부회장은 이미 콜마비앤에이치를 통해 그룹 내 주도권을 굳혔다. 지난달 열린 임시주총에서 자신과 이승화 전 부사장을 이사회에 입성시킨 데 이어 이달 14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두 사람을 포함한 3인 각자대표 체제를 확정했다.

    특히 윤 대표도 대표직은 유지했지만 역할은 사회공헌 및 대외활동으로 한정됐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윤 대표는 회사 경영 전반에는 참여하지 않고 사회공헌 등 대외활동을 담당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표직을 유지하되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시주총 결과를 두고 윤 부회장이 경영권 갈등에서 최종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콜마홀딩스 임시주총 결과로 경영권의 추가 주도권은 윤 부회장에게 기울었지만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인 만큼 오너가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긴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윤 회장이 윤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반환청구 소송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지난 5월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를 상대로 임시주총 소집허가 가처분을 내며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오르자 같은달 30일 윤 부회장을 상대로 2019년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무상증자 후 460만주)와 2016년 증여분 1만주(무상증자 후 2만주)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전체로는 콜마홀딩스 지분 약 13%에 해당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는 지난 14일 첫 변론기일을 열고 다음 변론을 오는 12월 11일 속행하기로 했다. 당시 윤 회장 변론기일에 참석해 "윤 부회장 측이 승계 계획을 이행할 의무를 위반했다"며 윤 대표의 사업배제권 결의와 관련된 의사록·녹음파일 등 자료 제출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회장은 2019년 자신이 보유한 콜마홀딩스 지분 28.18%를 아들과 딸, 사위 등에게 증여하며 3자 독립경영을 약속했으나 윤 부회장이 이를 깨고 단독경영 체제로 전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윤 회장은 전날 윤 대표에게 콜마비앤에이치 주식 69만2418주(약 98억4600만원 상당)를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증여일은 11월28일로 이번 증여에 따라 윤 대표의 콜마비앤에이치 지분율은 기존 6.54%에서 8.89%로 늘어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