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TPU·자체 칩 확대하며 '탈엔비디아' 가속HBM·DDR5 수요 급증 속 삼성 4분기 실적 전망치 연일 상향맞춤형 메모리 경쟁 본격화 … HBM4 주도권이 내년 실적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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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HBM 제품 전시 모습 ⓒ삼성전자
글로벌 AI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구글의 TPU(Tensor Processing Unit)나 자체 설계 칩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AI 메모리 시장 구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GPU 단일 생태계가 흔들리며 HBM(고대역폭메모리) 중심의 메모리 수요가 다시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이같은 흐름의 중심에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 눈높이도 재차 높아지는 분위기다.2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구글 TPU 도입을 검토하는 동시에 자체 AI 칩 'MTIA' 시리즈 개발을 확대하며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구글도 TPU v5 시리즈를 자체 서비스 전반에 확장 배치하며 GPU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최근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이처럼 엔비디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메타와 구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도 자체 설계 칩 개발을 병행하며 GPU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각사가 서로 다른 아키텍처를 구축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연산 칩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고성능 메모리의 중요성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이 같은 흐름은 삼성전자 실적에도 즉각 반영되는 분위기다. 연초까지만 해도 보수적이던 실적 전망이 하반기 들어 빠르게 상향됐고 4분기 들어서는 탈엔비디아 구도가 확산되는 분위기까지 더해져 실적 눈높이가 재차 높아지고 있다.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4분기 전사 기준 영업이익을 19조 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20조 원 근접 가능성을 제시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힌다. 반도체사업(DS부문) 영업이익도 15조 원 수준까지 제시된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HBM과 DDR5 가격 상승은 전사 실적 상향 기류를 더욱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HBM3E 단가 협상이 여러 고객사에서 재진행될 정도로 공급난이 심해졌고 DDR5는 서버 증설 수요 확대가 이어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가격 상승 압력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동시에 공급자 중심의 시장 구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HBM 생산량을 확대하고 DDR5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가격 인상분이 영업이익 개선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엔비디아 단일 생태계의 균열도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엔비디아 GPU 검증이 HBM 출하의 관문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사마다 서로 다른 사양을 요구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TPU 중심 구조와 맞춤형 ASIC 생태계가 확산하면 메모리 업체 역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얼마나 빠르게 공급하느냐가 경쟁 포인트가 된다.삼성은 HBM4 개발 과정에서 TSV 적층 기술을 개선하고 신소재 적용과 발열 제어 기술을 병행하며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도 맞춤형 메모리 전략이 본격화되면 삼성의 기술 유연성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다수다.반면 SK하이닉스와의 경쟁이 심화된다는 점이 삼성에 부담 요소로 남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HBM3E 시장의 상당한 점유율을 이미 확보했고 주요 AI 고객사와의 관계도 두텁다. 내년 중반으로 예상되는 HBM4 초기 검증에서 양사가 어떤 성능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시장 구도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 업체 간 격차가 실적에 즉시 반영되는 국면인 만큼 제품 완성도와 생산 효율은 이전보다 훨씬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내년 실적 전망도 한층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내년 영업이익이 90조 원대 중후반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일부에선 100조 원 관측까지 제시한다. AI 가속기 시장이 GPU 중심에서 다원화되는 과정이 오히려 메모리 업체들에 더 큰 수요 확장 기회가 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증권업계 관계자는 "AI 칩 시장이 엔비디아 단일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고 내년부터는 고객별 맞춤형 메모리 공급 역량이 실적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며 "HBM4 경쟁력과 메모리 가격 강세가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 방향을 가를 변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