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워치, 2026년 소셜 현황 리포트 공개"소셜 미디어에서 브랜드 대화의 출발점은 소비자""브랜드, 트렌드에 자연스럽게 합류해 신뢰 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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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랜드워치
브랜드가 대화를 주도하던 시대는 끝났다. 알고리즘을 읽어 내는 소비자는 이제 브랜드의 의도를 파악한다. 2026년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은 신뢰와 진정성, '마케팅 같지 않은 마케팅'에서 나온다.브랜드워치(Brandwatch)는 2026년 소셜 현황(The State of Social 2026) 리포트를 통해 2025년 상반기 X(구 트위터)에서 348개 브랜드 계정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리포트에 따르면 X에서 브랜드가 시작하는 대화는 전체 브랜드 관련 대화의 1%도 되지 않는다. 대화의 출발점은 철저히 소비자 측이며, 소비자의 기술 이해도와 판단력은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
- ▲ 소셜미디어 X에서 브랜드가 시작하는 대화(녹색 막대)는 전체 브랜드 관련 대화의 1%도 되지 않는다. ⓒ브랜드워치 2026년 소셜 현황 리포트 갈무리
이 흐름을 잘 보여주는 것이 '그룹 7(Group 7)' 밈이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소피아 제임스(Sophia James)는 자신의 신곡을 홍보하기 위한 영상을 일곱 차례 올렸는데, 이 중 마지막 영상만 폭발적으로 노출됐다. 영상은 "이 영상을 보고 있다면 당신은 그룹 7입니다"로 시작하며,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마치 비밀 사교 클럽과 같은 소속감을 놀이처럼 소비하기 시작했다.사용자들은 영상의 내용보다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을 유희 대상으로 삼았다. 전문가들은 이 밈의 성공이 디지털 생태계의 중요한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소비자는 더 이상 콘텐츠를 소비만 하지 않는다. 알고리즘의 의도, 바이럴 전략, 광고 시그널을 감지하며 피드 자체를 해석하는 존재로 변한 것이다. 생성형 AI 도구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이미 과반을 넘는 상황에서, 브랜드와 소비자는 동일한 기술 언어를 공유하는 동등한 해석자가 된 셈이다.이에 따라 미디어 생태계 역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메타(Meta)는 이미 2023년 "마케팅 믹스가 예전만큼 효과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며 "브랜드들은 디지털 플랫폼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크리에이터는 진정성과 확산력을 결합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미디어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선언했다.미국에서는 틱톡샵(TikTok Shop)이 전통적 전자상거래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2025년 4월까지 틱톡샵의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128% 성장한 125억달러(한화 약 18조원)를 기록했고, 연말까지 250억달러(한화 약 37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브 스트리밍과 숏폼 영상에 통합된 틱톡샵은 인플루언서, 트렌드, 바이럴 콘텐츠가 주도하는 엔터테인먼트와 리테일의 융합으로써 Z세대가 이 변화의 주축이다. -
- ▲ 타미 힐피거 창업주 토마스 힐피거. ⓒ타미힐피거 틱톡 계정 갈무리
브랜드워치 측은 "트렌드재킹(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유행이나 화제, 밈 등을 활용해 브랜드나 제품을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의 시대는 지났다"며 트렌드를 주도하려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합류할 것을 조언했다.'홀리 에어볼(holy airball)' 밈에 탑승한 타피힐피거가 좋은 예다. 에어볼은 농구에서 슛이 실패했을 때 말하는 속어다. 소셜미디어 상에선 누군가 자신을 과소평가할 때, 자랑할 만한 것을 깜짝 공개하면서 쓰는 밈이다. 반전을 통해 당신의 예측·추측은 완전히 빗나갔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가령 한 여성이 "나 운동선수(athlete)야"라고 하자 다른 이가 "운동 좋아해?(운동 좀 하나봐?)"라고 한다. 그러자 다음 장면에 해당 여성이 국가대표 선수로 경기를 뛰는 모습이 나오는 식이다.타미힐피거 채널에선 나이가 지긋한 한 남자의 사진과 함께 "저는 제 패션 브랜드가 있어요"라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오, 패션 부티끄인가요?"라는 자막이 나온 뒤, 대표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타미힐피거'의 매장이 나온다. 남자는 창업주인 토마스 힐피거 디자이너로, 간단한 회전형 이미지 게시물임에도 200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브랜드워치는 "제품을 홍보하거나 노골적인 광고로 피드를 가득 채우지 않은 것이 포인트"라며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제품 판매를 위해 문화적 순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 할 때를 잘 알고 있다. 오늘날 마케팅은 마케팅 그 자체로 보여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
- ▲ 소셜 미디어 기대지형도(social expectation matrix). ⓒ브랜드워치
2026년의 성공적인 플랫폼 전략은 플랫폼 특성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틱톡 외에도 MZ세대 위주의 인스타그램에서는 릴스(Reels)를 중심으로 세련됐지만 과도하게 가공되지 않은 비주얼 스토리텔링이 요구된다. 링크드인(LinkedIn)은 밀레니얼과 X세대가 우세한 만큼 전문성과 리더십, 산업적 인사이트가 높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모든 세대가 있는 레딧(Reddit)에서는 기존 커뮤니티에 녹아들면서 심층적인 텍스트 게시물이나 AMA(Ask Me Anything) 포맷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는 플랫폼이 단순 매체가 아니라 정체성과 문화적 문법이 결합된 공간임을 시사한다.브랜드워치는 "거슬리는 광고들, 좋지 않은 온라인 경험이 쌓이며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신뢰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2026년에는 브랜드의 대응 방식에 따라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신뢰는 진정한 '통화(current currency)'가 됐다. 소셜 미디어가 평판과 충성도(로열티) 향상의 최전선에 서 있는 만큼, 소비자의 기대에 발맞춰 나가는 마케터가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