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교체 대상 항공기 6000대 이상에 달해 1000대 이상은 HW 교체로 운항 제외 관측
  • ▲ 에어버스 A320 여객기. ⓒ서성진 기자
    ▲ 에어버스 A320 여객기. ⓒ서성진 기자
    유럽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가 주력 기종 A320 계열 항공기에서 급강하 등 심각한 비행 안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결함이 확인됐다며 대규모 리콜 명령을 내렸다. 

    28일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이날 공지문을 통해 자사 A320 계열 항공기 상당수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교체하는 리콜 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A320 모델 6440대를 포함해 현재 운항 중인 A320 계열 항공기는 약 1만1300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1987년 첫 비행을 한 A320 기종이 6440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신형 엔진을 장착한 A320 네오를 비롯해 소형기인 A319와 중형 A321도 이번 조치 대상에 포함됐다. 

    유럽연합항공안전청(EASA)은 에어버스의 발표 직후 대상 여객기들이 즉시 해당 소프트웨어를 교체하거나 수정하고 비행해야 한다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이번 수리는 지난달 30일 미국 칸쿤을 출발해 미국 뉴저지로 향하던 A320 기종의 항공기가 갑작스러운 급강하로 플로리다 탬파에 비상 착륙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여럿 승객들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후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에어버스는 성명을 통해 최근 A320 계열 항공기에서 발생한 사고로 강한 태양 복사열이 비행 제어 장치 작동에 필수적인 데이터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A320이 보잉 737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도된 기종이다. 에어버스의 이번 리콜은 55년 역사상 최대 규모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에서 1만1000대 이상이 운항 중인 주력 기종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이번 사태가 에어버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상 여객기들이 해당 소프트웨어를 반드시 교체해야만 비행에 나설 수 있어 정비작업이 단기간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A320 계열 기종을 운용하는 세계 각국의 항공사들의 항공 노선 일정에도 혼선과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어버스320 계열 여객기는 국내에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도 다수 운용 중이다. 이번 리콜 조치로 항공사들의 대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연말 성수기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천대 규모의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항공 업계 관계자들은 A320 계열 대부분의 항공기는 조정석에서 단순 업데이트만으로 빠른 조치가 가능하나, 약 1000대에 달하는 구형 기종의 경우 하드웨어 교체가 불가피해 일정기간 운항에서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