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카드론 평균 금리 13.80% … 6월比0.54%p 하락700점 이하 차주 신용등급 금리 격차 3.41%p … 올해 최고 수준카드론·프리미엄 카드 등 우량고객 중심 영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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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고신용자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낮아진 반면 저신용자 금리는 되레 오르며 신용등급별 금리 차이가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상승과 조달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카드업계가 위험도 높은 차주를 사실상 외면하고 우량 차주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재편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카드사(삼성·신한·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10월 말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80%로 전월(13.98%)대비 0.18%포인트(p) 떨어졌다. 6·27 대책이 시행된 6월과 비교해도 14.34%에서 0.54%p 낮아졌다.

    금리 하락은 고신용자 구간에 집중됐다. 신용점수 900점 초과 고객의 카드론 금리는 10.95%에서 10.51%로, 800~900점대 금리는 12.55%에서 11.96%로 떨어졌다. 반면 700점 이하 저신용자 금리는 17.21%로 0.36%p 낮아지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전체 카드론 차주들에 대한 카드론 평균 금리와 신용점수 700점 이하 차주의 신용등급별 금리 격차는 3.41%p까지 벌어졌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이다. 

    신용구간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진 것은 6·27 대책 이후 고신용자 카드론 이용이 늘어난 데다, 연체율 부담이 이어지자 카드사들 역시 고신용자 중심으로 대출을 재편하며 '위험 회피' 전략을 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요 카드사 8곳의 올해 3분기 평균 실질연체율은 1.77%로 전년 동기(1.73%)보다 소폭 상승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 1.93%, 2분기 1.88%, 3분기 1.77%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부담되는 수준이다.

    여기에 6·27 가계대출 규제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 이후 카드론 자산 증가세가 둔화되며 연체율을 낮추기 어려워진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달비용 상승도 카드사들의 보수적 영업을 부추기고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여전채 발행에 의존해 자금을 마련하는데, 전체 조달의 약 60%가 이를 통해 이뤄진다. 2022년 고금리 환경에서 발행했던 여전채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점도 업계의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카드사들의 영업 전략은 우량 고객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프리미엄 카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프리미엄 카드 고객은 소득·소비 여력이 높아 결제 안정성이 높고 고부가 소비 비중이 커 수수료 수익에 대한 기여도도 크기 때문이다. 기존 수익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우량 고객을 확보하려는 유인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 악화도 카드사들의 고신용자 선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전업 카드사 8곳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933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508억원) 대비 14.1%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수익이 줄어든 데다, 6·27 대책으로 카드론이 신용대출로 분류되면서 한도가 연소득 이내로 묶인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계 기준 지난 9월 카드론 취급액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41조원대로 감소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신용자 중심으로 카드론 유입이 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신용점수별 금리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