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IB·심사·리스크 '프로세스 재설계' 강조불완전판매·보이스피싱 사전예방형 소비자보호 체계 요구
  • ▲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하나금융
    ▲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하나금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6년 신년사에서 AI(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자금의 자본시장 이동(머니무브), 소비자보호 강화, 포용금융 요구 확산을 ‘구조적 변화’로 규정하며 “판을 바꾸는 근본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2일 “지난날의 성과와 규모가 내일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며 은행과 비은행 전 부문의 경쟁력과 실행력을 끌어올리는 ‘그룹 대전환’을 주문했다.

    함 회장은 신년사에서 “금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 발전이 금융산업의 경쟁구도와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인용해 2028년까지 빅테크의 AI 투자 규모가 3조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기술 변화가 가져올 충격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산업 내부의 변화로 머니무브 가속화를 지목했다. 은행 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자본시장 상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확대되는 가운데 부동산 등 안전자산 중심의 성과를 넘어 실물경제와 혁신산업 성장에 기여하는 ‘좋은 자금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특히 그룹의 핵심인 은행 부문을 두고 “이대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IRP(개인형 퇴직연금) 자금의 증권사 이동이 일상화되고, IMA(종합투자계좌) 등 새로운 상품의 등장이 은행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거론하며, 가계대출 중심 성장의 한계를 전제로 기업대출과 투자 부문에서 심사 역량과 리스크 관리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산관리 역량 확보, 생산적금융 추진을 위한 전문 조직 전환, IB·기업금융의 심사와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재설계를 ‘혁신 과제’로 제시했다.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도 전면에 올렸다. 함 회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가 엄격해지는 환경에서 규정 준수를 넘어 모든 업무를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재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완전판매 근절과 보이스피싱 선제 대응을 위한 사전 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 강화, 개혁 수준의 내부통제 고도화를 주문했다.

    디지털 금융 재편 흐름 속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를 주요 변수로 언급했다. 함 회장은 “주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참여자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코인 발행과 준비금 관리, 보안 체계 확립을 넘어 실생활 연계를 위한 국내외 파트너 제휴로 사용처를 확보하고 유통망을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화·외환 관련 정부정책 공조와 AI 기술 연계를 통해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구상도 담았다.

    비은행 부문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도 아쉬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본업 경쟁력 강화와 리테일 확대 등 추진 과제의 성과를 앞당기기 위해 실행력을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청라 이전 계획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함 회장은 통합데이터센터와 하나글로벌캠퍼스에 이어 그룹 헤드쿼터 조성사업이 마무리 단계라며, 이주 과정에서 영업력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세심하게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어수선한 상황을 틈탄 사고를 막기 위해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불가피한 비용은 첨단 디지털 업무 환경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상쇄할 수 있도록 비용관리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청라 신사옥을 두고 “경계와 장벽이 사라진 열린 공간”이라며 디지털 인프라와 인력이 집중되는 만큼 협업과 소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부서 간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계열사 간 협업을 ‘숙명’으로 인식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며, 청라 이전을 단순한 공간 재배치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혁신하는 ‘대전환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