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과신 우려·데이터 부족 … FSD 할인에 신중한 보험업계FSD도 못 담는 보험 체계 … 완전자율주행 대비 제도 정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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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 모델Y. ⓒ테슬라
자동긴급제동(AEB), 차로유지보조,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 등 첨단안전장치를 달면 자동차보험료를 깎아주는 것이 이제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첨단 기능이 이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40대 직장인 A씨는 테슬라 차량을 소유한 차주다. 차량 구매 당시 그는 '감독형 자율주행(FSD)' 옵션을 선택하며 10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추가로 지불했다. 차로유지, 자동 차로 변경, 신호 인식 등 각종 첨단 기능을 묶은 패키지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서 그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FSD를 넣었든, 넣지 않았든 보험료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A씨는 "FSD는 ACC처럼 체크할 수 있는 개별 항목이 아니라 패키지 개념이라, 애초에 보험사가 인식할 수 있는 '칸' 자체가 없다"며 "보험료 할인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그는 "ACC에 준하는, 아니 그 이상의 기술인데 왜 보험료 할인이 안 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보험사도 언젠가는 이런 부분을 제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실제로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는 자동긴급제동(AEB), 차로유지보조(LKA), 사각지대 경고, ACC 등 특정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장착된 차량에 대해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방충돌경고장치, 긴급제동 및 차선유지 등 첨단안전장치를 장착한 차량의 경우 최대 13% 보험료가 할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문제는 테슬라 FSD 자체는 이 할인 체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FSD를 장착했더라도 보험료 산정 과정에서는 여전히 AEB나 차로유지 기능 등 개별 항목 탑재 여부에 따라 갈린다. FSD는 하나의 기능이 아니라 여러 기능을 묶은 패키지인 셈인데, 보험사 전산 체계는 '자동긴급제동 있음/없음', '차로유지 있음/없음'처럼 기능별로 체크하는 방식으로 짜여 있다. 이 틀 안에 FSD라는 이름의 옵션을 그대로 넣을 수 있는 항목이 없는 셈이다.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능적으로 사고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장치임에도, 보험 제도에서는 아예 없는 것처럼 취급되고 있다는 데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보험사들도 FSD에 할인 혜택을 적용하기 곤란한 이유는 있다. 개별 첨단안전기술이 모두 들어간 형태로 볼 수는 있지만, 자율주행 비중이 커질수록 운전자 주의력이 오히려 떨어지는 '자동화 과신' 문제도 함께 제기된다. 여기에 신기술인 만큼 사고 발생 시 손해액과 위험률을 산정할 만한 통계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는 점도 보험사들이 조심스러워하는 이유다.특히 FSD는 차량 연식과 하드웨어, 국가별 규제에 따라 실제 작동 범위가 크게 다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따라 기능이 수시로 바뀌는 점도 보험사가 위험률을 산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이런 괴리는 정부가 자율주행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관련 제도 정비와 실증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완전자율주행 전 단계에 해당하는 FSD 같은 기술부터 보험 제도와의 간극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 체계가 정리되지 않는 한,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이 곧바로 '도로 위 상용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