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차 평균 월 납입금액 781달러 … 역대 최고대부분 금융상품 활용하는 구조 … 소비심리 꽁꽁현지 생산 경쟁 차종 비해 관세·환율 변수 취약가격인상에 이어 잔존가치 하향… 수요 방어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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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정책 불확실성에 미국 신차시장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며 현대자동차의 미국 전략차종들이 위기에 놓였다. 미국시장 공략에서 전략적 역할을 맡아온 팰리세이드와 같은 전량 수출 차종이 관세와 금융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된 상황이다. 해당 모델들은 현대차 미국 실적을 견인해온 고마진 차종인 만큼 타격이 더욱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미국 자동차 정보 플랫폼 에드먼즈(Edmunds)에 따르면 1월 기준 미국 신차 평균 월 납입액은 781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기조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년 대비 21.3% 하락하며 신차 구매 심리는 위축된 모습이다.

    이처럼 얼어붙은 소비 심리 속에서 정책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이 현대차의 미국 시장 주요 전략 차종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의 미국 실적을 떠받쳐온 고ASP(평균판매가격)·고마진 모델들의 수요 방어가 쉽지 않은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등 해당 차종들은 전량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된다. 관세 부담이 곧바로 MSRP(생산자권장가격) 상승 압력으로 직결되는 것이다. 

    문제는 관세 부담이 가격 인상에 그치지 않고 금융 조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 부담이 MSRP 상승을 압박하는 동시에 금융사의 현대차 차량 잔존가치 산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량 수출 구조의 차종일수록 환율과 관세 등 외생 변수에 따른 가격·금융 조건 변동성이 커져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정책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제조사의 향후 가격 정책과 인센티브 운용에 대한 예측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 경우 금융사는 가격 인하나 금융 인센티브 확대 가능성을 염두해 미래 중고차 가격 하락 위험을 반영한다. 차량 잔존가치를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이유다. 잔존가치가 낮아지면 리스·할부 계약에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감가분이 늘어나고, 이는 월 납입금 상승으로 직결돼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구조다.

    특히 신차 구매 시 할부·리스 등 금융 상품 활용 비중이 80%를 웃도는 미국 시장에서는 이러한 영향이 더욱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금융 조건 변화가 소비자 부담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시장 구조이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고급 SUV’를 표방해온 팰리세이드는 이러한 구조적 부담이 가장 먼저 반영되는 대표 모델로 꼽힌다. 미국 판매 비중이 높은 SEL 트림 기준, 2026년형 팰리세이드는 전년도 모델 대비 MSRP가 약 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 시장 가격 인상률이 1%대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선납금을 포함한 체감 월부담 역시 약 500달러 수준에서 2026년형에는 580~620달러 수준으로 15~25%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부담 확대가 단순한 가격 조정보다는 잔존가치 하향과 금융 조건 조정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동일 조건에서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포드 익스플로러나 토요타 하이랜더 등 경쟁 차종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현지 생산 차량은 변수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잔존가치와 인센티브 측면에서 완충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요 방어를 위해 리스 인센티브 확대나 선납금을 완화하면 단기적으로 월납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그 비용은 고스란히 현대차와 금융사 현대캐피탈아메리카가 떠 안아야 한다. 제조사는 판매 유지를 위해 가격을 인하 하거나 인센티브를 늘릴수록 차량당 마진이 줄어들고, 캡티브 금융사는 잔존가치 하락 위험을 떠안은 채 할인된 금융조건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잔존가치가 불안정한 수출 차종의 경우, 인센티브 확대는 손익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금융 방어’가 장기화될 경우, 판매량은 유지하더라도 중장기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지난해 미주시장 판매 성장을 이끌었던 HEV 모델들 역시 전량 국내 생산·수출 구조라는 점에서 동일한 구조적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특히 HEV는 지난해 고금리·EV 대체 수요에 힘입어 판매가 급증했지만, 이러한 수요 환경이 약화될 경우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