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 1년 만에 50% 아래로 하락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도 1년 만에 최저 장기 상환 계획 보다 “더 싼 이자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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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대출 시장에서 '변동금리'를 택하는 차주 비중이 오히려 늘어나는 역설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 차주들은 중장기 금리 리스크 관리보다 당장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30일 한국은행의 ‘2025년 1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중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를 선택한 비율은 전달보다 5.7%p(포인트) 하락한 48.9%로 집계됐다. 고정금리 비중이 절반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4년 12월 이후 1년 만이다. 주택담보대출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12월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86.6%로, 전달(90.2%) 대비 3.6%포인트 낮아지며 2024년 12월(81.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차주들이 ‘금리 인상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변동금리로 이동하는 배경에는 눈앞의 비용 부담이 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며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향후 금리 상승 리스크보다 당장 매달 부담해야 할 원리금을 낮추는 것이 더 시급해졌다는 것이다.실제 금리 수준에서도 차이는 뚜렷하다. 지난 2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5년 고정형)는 연 4.25~6.60%로, 변동금리(6개월)는 3.61~6.31% 수준이다. 고정금리의 하단과 상단 모두 변동금리보다 높아 초기 이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한 시중은행 담당자는 "고객들이 향후 금리 전망보다 당장 적용되는 금리가 0.1%포인트라도 싼 상품을 찾는다"며 "장기적인 상환 계획보다는 당장의 현금 흐름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강하다"고 설명했다.문제는 이러한 '고정금리 이탈' 현상이 가계부채의 구조적 취약성을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주담대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한은의 '주택담보대출 차입자의 금리 선택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10~12월 기준 멕시코(99.6%), 미국(95.3%), 프랑스(93.2%) 등은 한국보다 고정금리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정부는 그동안 금리 변동 위험이 가계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정금리 확대 정책을 추진해왔다. 변동금리 비중이 다시 높아질 경우 대외 충격으로 시장 금리가 급등할 때 그 부담이 차주에게 그대로 전가될 수 있다. 가계부채가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금리 민감형 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대출자들이 고정금리의 이자 비율이 높아 초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변동금리 선호 경향이 나타난 것”이라며 “금리가 갑자기 오를 경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