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곡사회복지재단 및 산하 위장계열사 무더기 적발최소 2010년부터 총수일가 지배력 유지에 동원위장계열사 장기간 은폐해 각종 기업 규제 면탈
  • DB그룹 동일인(총수)인 김준기 회장이 최소 10여년 동안 15개에 달하는 위장 계열사를 운영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김 회장이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동곡사회복지재단 및 그 산하회사 총 15개사를 소속 현황에서 누락한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가 DB그룹의 위장 계열사로 특정한 재단 산하 회사는 삼동흥산, 빌텍, 뉴런엔지니어링, 탑서브, 코메랜드(구 삼동랜드), 상록철강, 평창시티버스, 강원흥업, 강원일보, 강원여객자동차, 동구농원, 양양시티버스, 대지영농, 동철포장, 구미자원 등 15개사(폐업한 회사도 포함)다. 동곡사회복지재단이 설립한 동곡산림문화재단도 DB그룹이 누락한 재단법인이다.

    해당 재단과 산하회사들은 1999년 11월 DB로부터 계열사에서 제외 됐다. 그러나 공정위는 DB 측이 최소 2010년부터는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을 위해 이들을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는 이들 재단회사를 관리하는 직위까지 설치해 본격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DB의 지배구조상 김 회장의 지배력 유지의 핵심계열사는 디비아이엔씨와 디비하이텍이다. 디비아이엔씨의 경우 총수일가가 이 회사의 지분 43.7%를 소유하고 있으며 동일인은 이 회사를 통해 제조서비스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디비하이텍의 경우 DB 소속 비금융계열사 중 재무규모가 가장 큰 계열사이지만, 내부지분율(김 회장 측 지분율)이 23.9% 정도로 낮고 2023년에는 경영권 공격을 받은 적도 있어 김 회장 측은 디비하이텍의 내부지분율 유지에 민감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재단 회사들이 김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동원됐다. 재단 회사들은 2010년 디비하이텍의 재무 개선을 위해 디비캐피탈 등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아가며 자신들에게는 불필요한 인천 부동산을 디비하이텍에게서 매수했다. 

    2013년에는 DB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시에도 디비캐피탈 등으로부터 무리한 대출을 받아가며 동부컨소시엄에 참여했고, 2015년에는 디비월드의 기업회생절차 기간 동안 디비월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지원했다.

    2020년에는 재단회사가 디비메탈의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한 이틀 후 유상증자 금액과 동일한 금액의 자본금으로 디비메탈이 새로운 DB 계열사 코메를 설립한 사례도 있었다.

    2021년에는 재단 회사가 디비하이텍으로부터 받은 서울 강남 부동산 매각대금이 있는 상황에서 김 회장 개인이 재단 회사로부터 220억원을 대여받았고 재단 회사는 1년 후 이를 상환받은 직후 동일한 금액으로 디비하이텍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디비아이엔씨가 자금이 필요해 자신이 보유한 디비하이텍 지분 1%를 매각해야 되는 상황에서 재단 회사가 디비아이엔씨가 매각하려는 지분율과 비슷한 디비하이텍의 지분 1.1%를 취득했다. 

    특히 DB 측이 작성한 '그룹사 전국 부동산 사용 현황', '그룹 전국 건물 현황(대외비)', '그룹사 임원 명단', '포도 등 발송명단' 등의 수년간의 각종 문서에는 DB 소속 회사 뿐 아니라 재단회사들(삼동흥산, 빌텍, 강원일보, 강원흥업, 강원여객자동차)의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또 DB의 총수 및 총수일가(딸), 주력계열사(디비하이텍, 디비아이엔씨, 디비손해보험)들이 재단회사들과 수년간 자금 및 자산 거래한 내역도 다수 확인됐다.

    DB 소속 임직원이 재단 회사의 임직원으로 선임됐다가 다시 DB 소속으로 복귀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 등 수십년 간 다양한 인사교류도 이루어져 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DB 측의 관심사항은 오로지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확대와 사익 추구였다"며 "재단 회사들은 그야말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DB 측은 재단 및 재단 회사들을 매우 장기간 은폐하고 그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에서 규율하는 각종 기업집단 규제를 면탈했다"며 "결과적으로 부당지원 등에 대한 법적․사회적 감시에서 벗어나 재단회사들을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을 위해 활용했다"고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