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해상운임 변수에 원가 부담 확대 가능성러·우 전쟁 당시 FAO 지수 사상 최고치 기록농식품부 “단기 영향 제한적” … 대응 체계 가동
  • ▲ 이란에 대한 공격 개시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연합뉴스
    ▲ 이란에 대한 공격 개시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연합뉴스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곡물 가격이 다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란이 주요 곡물 수출국은 아니지만, 전쟁이 유가와 환율, 해상 물류비를 자극할 경우 간접적으로 곡물 가격과 국내 먹거리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 긴장 고조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 중반까지 상승하는 등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에너지 시장 불안이 겹치며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해상 운임과 보험료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고, 국내 원·달러 환율 및 수입 단가 부담을 자극해 국제 곡물가격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2.6% 급등한 159.3포인트를 기록하며 1990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당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국제 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13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국제 곡물 가격 급등은 국내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2022년 9월 농심은 신라면을 비롯한 26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했고, 팔도 역시 같은 해 라면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9.8% 올렸다. 오뚜기도 진라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1% 인상한 바 있다.

    제빵·제과 업계도 가격 조정에 나섰다. 롯데웰푸드는 초코파이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2%가량 올렸다. 국제 곡물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급등이 제조 원가를 끌어올린 영향이었다.

    이번 중동 리스크 역시 1차적으로는 에너지 시장을 자극하는 구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례가 '직접 타격'의 예였다면, 이란은 '간접 경로'를 통한 타격이 예상되는 구조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봉쇄 우려만으로도 유가와 해상 운임, 보험료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유가 상승은 농기계 연료비와 비료 생산비, 해상 운송비를 자극하며 곡물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다. 여기에 전쟁 국면에서 달러 강세가 심화될 경우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단가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정부도 국제정세 변화에 대응해 농산업·식품 분야 영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등 국제정세 변화에 대응해 농산업·식품 분야 영향을 실시간 점검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농식품부는 "현재 교역 비중과 재고 수준을 감안할 때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다만 환율·유가 변동에 따른 국제 곡물 가격과 사료 등 농기자재 공급망 변동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 부처 협력을 강화하고, 필요시 추가 대응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가 단기 변수에 그칠지, 원자재 가격 전반을 다시 자극하는 계기가 될지에 따라 국내 장바구니 물가 흐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