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벽돌 골목에 긴 대기줄 … 체험형 콘텐츠에 방문객 몰려카페 거리에서 패션 거리로 … 서울숲 상권 체질 바뀐다100억 투자해 공실 확보 … 중소 브랜드 오프라인 진출 거점으로
-
- ▲ ⓒ김보라 기자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아뜰리에길.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 들어가자 골목 초입부터 줄이 보였다. 휴대폰으로 QR 코드를 찍어 순서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이어졌고 일부는 골목 밖까지 늘어선 대기 줄에 합류했다.줄 중간중간에서는 "얼마나 기다려요" 같은 짧은 질문이 오갔다. 줄 끝에는 코쿤의 사적인 커피 작업실 팝업이 자리하고 있었다. 코드 쿤스트와 협업한 공간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가 몰렸다. 방문객들은 향을 맡고 커피를 맛보는 체험을 위해 줄을 섰고 내부에서는 코드 쿤스트가 직접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 이어졌다.골목 안쪽으로 들어가자 분위기는 또 달랐다. 1980~90년대 조성된 저층의 붉은 벽돌 건물 사이사이로 작은 매장들이 들어선 구조다. 성수 연무장길이 대형 매장 위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이곳은 골목 단위로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촘촘히 자리 잡고 있었다. -
- ▲ ⓒ김보라 기자
매장 앞에는 삼삼오오 멈춰 선 사람들이 진열된 상품을 살펴보거나 사진을 찍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예전에는 식사 후 카페를 들렀다가 빠져나가는 동선이 대부분이었다면 이날은 달랐다. 골목을 한 바퀴 도는 사람들이 많았고 같은 골목을 두세 번 오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변화는 무신사가 추진 중인 서울숲 프로젝트 영향이다. 무신사는 뚝섬역과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사이 성수1가2동, 이른바 아뜰리에길 일대 공실 상가 20여 곳을 매입하거나 장기 임차하며 상권 재편에 나섰다.
투자 규모는 1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성수 연무장길에 집중된 패션 수요를 서울숲까지 확장하고 온라인 기반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의 오프라인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
- ▲ ⓒ김보라 기자
서울숲 아뜰리에길은 한때 공방과 아트숍이 모인 문화 상권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분위기가 꺾였다. 인근 연무장길에는 패션·뷰티·식음료(F&B) 브랜드가 몰리며 유동인구가 늘었지만 서울숲은 쇼핑 콘텐츠 부족으로 방문객이 줄고 공실이 증가했다.무신사에 따르면 서울숲 아뜰리에길의 지난해 4분기 기준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약 3000명 수준으로 성수 카페거리(1만명대)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이곳은 골목 곳곳에는 문을 닫은 점포가 이어졌고 비어 있는 공간도 적지 않았다.
무신사는 이런 공실을 먼저 확보한 뒤 입점 브랜드에 재임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임대료 상승을 억제하면서 성수나 한남동보다 부담이 낮은 조건에서 브랜드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구조다. -
- ▲ ⓒ김보라 기자
서울숲 프로젝트로 현재 매장을 오픈한 브랜드는 총 9개다. 프레이트, 유르트, 제너럴아이디어, 룩캐스트, 해브어웨일 등 패션 브랜드와 스포츠 브랜드 고요웨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사브르파리, 메종플레장 등이 입점했다.지난달 문을 연 유르트 매장 안에서는 가방을 고르는 고객과 매장 앞에서 사진을 찍는 방문객들이 이어졌다.
유르트 관계자는 "성수나 한남동은 임대료 부담이 커서 고민이 많았는데 무신사가 공간 확보와 계약을 같이 진행해주면서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고요웨어 관계자는 "잠재력 있는 공간이 새로운 패션·라이프스타일 거리로 변화하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어 참여하게 됐다"며 "서울숲길이 더 많은 사람이 찾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 ▲ ⓒ김보라 기자
이날 골목 곳곳에서는 다시, 서울숲 캠페인의 체크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었다. 방문객들은 안내 배너를 따라 이동하며 스탬프를 찍었고 일부 매장 앞에는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다시 형성됐다.무신사는 향후 매장을 추가로 열고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상권 구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상반기 내 20여 개 매장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K패션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무신사 백앤캡클럽, 무신사 런 등이 대표적이다. 메종플레장, GBH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도 추가해 구색을 확대한다.무신사 관계자는 "성수 연무장길에 집중된 패션 수요를 서울숲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해 상권 전체의 활기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패션과 F&B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