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일시적 재고효과, 1분기 호실적하반기 실적 악화 전망, 역래깅·원가 부담 가중최고가격제에 수출통제까지 하반기 '빨간불'
  • ▲ HD현대오일뱅크 공장ⓒHD현대오일뱅크
    ▲ HD현대오일뱅크 공장ⓒHD현대오일뱅크
    올해 1분기 국내 정유업계가 고유가에 따른 효과로 역대급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실적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시기의 일시적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가 하락에 따른 역래깅 우려와 정부의 시장 통제 정책이 맞물리며 하반기 실적에는 오히려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 2조 16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분기 대비 632% 증가했다. GS칼텍스는 1분기 영업이익 1조 63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310% 급증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 231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33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무려 2901.6% 오른 수치다.

    ◇반짝 호실적에도 원가 폭등에 역래깅 우려까지

    하지만 정유사들의 1분기 호실적은 중동 사태로 인한 일시적 재고평가 이익일 뿐 유가 하락 시 손실로 환원되는 일시적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는 수입 후 정제를 거치고 판매에 나서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 일시적 고유가 효과가 걷히고 나면 가격이 비쌀 때 산 원유를 투입해 낮아진 가격에 제품을 팔아야 하는 역래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종전 가능성이 대두될 경우 급격한 재고 확보 움직임이 종료되면서 정제마진과 주요 석유화학 가격의 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바이유 기준 지난 3월 치솟았던 유가가 최근 100달러 밑으로 하락하며 재고평가손실의 가능성도 대두된다. 1개월 래깅 기준 정제마진도 배럴당 최대 138달러에서 최근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떨어졌다.

    원가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5월 아시아로 수출되는 경질유의 OSP를 배럴당 19.50달러로 책정했다. OSP 는 중동 산유국이 정유사에 원유를 판매할 때 부과하는 할증이다. 원재료 도입 비용은 상승하는데 판매 마진은 떨어지는 '역마진'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 ▲ SK이노베이션의 울산CLX 정유공장ⓒSK
    ▲ SK이노베이션의 울산CLX 정유공장ⓒSK
    ◇최고가격제·수출제한에 '속앓이'

    정부의 최고가격제와 수출물량 제한도 수익성에 부담이다. 실제 에쓰오일은 11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실시로 인해 내수 판매가를 국제 석유 가격에 연동시키지 못한 결과 상당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유 수급의 기초 체력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인위적인 통제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공급망 위기 국면에서 기업 이윤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시 국가 핵심 에너지 공급망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