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여객 역대 최대에도 면세 매출은 2019년 대비 반토막하룻밤 새 15개 매장 전환 … 연간 6000억 핵심 사업권 시동온라인·고환율에 소비 공식 변화 … 시향·테이스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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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라]는 김보라 기자가 직접 유통업계 사람들을 만나 듣고 쓴 이야기입니다. 먹고, 입고, 소비하는 모든 것 뒤에는 누군가의 기획이 있습니다. "왜 이 제품일까?", "왜 지금 이 사업을 시작했을까?" 작은 궁금증의 시작에서 현장의 목소리까지 그 이야기를 전합니다.
- ▲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 롯데면세점 매장 전경 ⓒ김보라 기자
롯데면세점이 3년 만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돌아왔지만 공항면세 시장의 셈법은 과거와 달라졌다. 여객 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온라인 사전구매가 늘고 고환율 부담이 이어지면서 공항 현장에서 바로 지갑을 여는 수요는 예전만 못하다는 판단이다.
인천공항 DF1 사업권을 통해 기대하는 연간 매출은 약 6000억원이다. DF1은 화장품·향수와 주류·담배, 식품 등을 취급하는 출국장 면세점 핵심 구역이다. 롯데면세점은 면세점 전용 상품과 시향, 주류 테이스팅 등 현장 경험을 앞세워 공항 매장을 찾아야 할 이유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3년 만에 돌아온 인천공항 … "올해 최대 프로젝트"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복귀는 회사 차원에서도 올해 가장 큰 프로젝트로 꼽힌다.
권오찬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장은 지난 7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에서 뉴데일리와 만나 "예전에는 공항 자체가 꼭 해야만 되는 비즈니스였다면 지금은 코로나 이후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한 회사의 기조"라며 "한국 최대 공항에 다시 들어온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인천공항점은 롯데면세점의 외형 회복에도 적지 않은 보탬이 될 전망이다. 권 점장은 "인천공항 사업권에서만 1년에 6000억원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복귀까지의 일정은 촘촘하게 진행됐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1월 제안요청서(RFP)가 나온 뒤 올해 2월 말까지 입찰 태스크포스팀(TFT)을 운영했다.
관세청 최종 특허를 받은 이후인 3월부터 오픈 준비에 들어갔고 4월13일 인천공항 현장 사무실로 이동해 닷새간 막바지 작업을 거쳐 17일 영업을 시작했다.
기존 매장을 넘겨받는 전환 작업도 하룻밤 사이 진행됐다. 롯데면세점은 기존 집기를 최대한 유지한 채 15개 매장의 간판과 재고를 바꿔 영업 공백을 최소화했다.
권 점장은 "기존 매장을 가장 부드럽게 넘겨받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며 "15개 매장을 하룻밤 안에 바꿔야 하는 큰 프로젝트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매장은 기존 레이아웃을 그대로 이어받아 운영 중이다. 향후 롯데면세점이 준비한 방향에 맞춰 순차적으로 매장 개편과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권 점장의 상품기획자(MD) 경력도 공항점 운영 전략과 맞닿아 있다. 그는 본사에서 럭셔리 패션 등 관련 MD 업무를 맡아왔고 과거 주류·담배팀장 시절 공항 비즈니스와 해외점 업무도 경험했다.
이번 DF1 사업권이 화장품·향수, 주류·담배, 식품으로 구성된 만큼 상품 구성과 고객 동선, 카테고리별 프로모션을 짜는 데 이 같은 경험이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 ▲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 롯데면세점 매장 전경 ⓒ김보라 기자
◇ 여객 늘어도 매출 회복 더뎌 … 체류·전용 상품으로 승부
면세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여객 회복이 면세 매출 회복으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연간 여객 수는 7407만1475명으로 2001년 개항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 7116만명과 2024년 7115만명을 모두 넘어선 수치다.
반면 면세점 매출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5340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했던 2019년 24조8586억원보다 49.6% 감소했다.
권 점장도 현장에서 같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출국객은 계속 매년 증가하지만 쇼핑은 상대적으로 많이 덜 한다"며 "요즘에는 라운지 같은 데도 많이 계시고 쇼핑을 사전에 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1500원에 육박하는 원·달러 환율도 현장 구매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권 점장은 "환율에 대한 거부감이 분명히 있다"며 "내국인 구성비가 인천공항에서도 상당히 큰데 거기에서 오는 쇼핑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유류할증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내국인의 해외여행 소비 심리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카테고리별 소비 흐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주류는 온라인 전환의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이다. 과거 출국장 매출로 잡히던 수요가 온라인으로 분산된 것이다.
권 점장은 "예전에는 온라인이 안 될 때는 공항 매출이 다 하던 것을 지금은 온라인에서 많이 구매하니까 5대 5로 분산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천공항점 매출은 화장품이 약 60%로 가장 크고 담배 20%, 주류 13%, 식품 7% 순이다.
롯데면세점은 공항 매장에 들러야 할 이유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격 경쟁력은 기본이고 면세점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과 현장 경험을 더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권 점장은 "면세점의 가장 근간은 가격 경쟁력"이라면서도 "면세점에만 있는 상품을 계속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장에서 면세점에만 있는 상품이나 시향, 주류 테이스팅 같은 경험을 통해 체류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주류 상품에서는 면세 전용 대용량 상품과 희귀 위스키 확보가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권 점장은 "면세점에는 다양한 프로모션이 있어 혜택 조합이 중요하다"며 "시중에는 750㎖ 제품이 많지만 면세점에는 1ℓ 상품이 많아 용량 대비 가격 메리트가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