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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등기임원 연봉 공개로 눈치보기가 극심한 가운데 '디(D)데이'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26일 재계와 관련업계는 삼성, LG, SK, 효성 등 대다수 대기업이 31일을 연봉공개 마지막 날로 잡고 있다. 공개 대상 기업들이 각 사업연도 경과 후 90일 이내에 금융위원회 등에 사업보고서를 제출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12월 결산법인이라면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 마지막 날인 90일째가 되는 날이 바로 3월 31일이다. 기업들의 눈치보기 전략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14일과 21일 1, 2차 슈퍼주총데이에 '몰아치기 주총'과 같이 31일이 등기임원 연봉공개 '몰아치기 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난무하는 추측과 비판적 분위기 속에서 효율적 여론 분산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업체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등기임원 평균 연봉이 5억원을 넘는 곳은 176개사, 연봉 공개 대상은 536명.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법률은 연간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이 있는 기업은 사업보고서에 해당 임원의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보수총액은 급여와 상여로 나눠 기재하며 스톡옵션도 현황을 기재해야 한다.
공개 대상은 주권상장법인, 증권 공모실적이 있는 기업, 외부감사대상법인으로 증권 소유자 수가 500인 이상인 기업으로 총 250여 곳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14일 주주총회에서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소액주주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3월 말 제출할 사업보고서에 임원보수를 공개하겠다고 미리 못박았다. 삼성전자는 권 부회장의 발언대로 31일 사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미 권 부회장과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 등 등기임원 4명에게 지난해 339억원을 지급했다고 주총에서 밝혔다.
삼성에버랜드가 25일 가장 먼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 연봉은 18억6700만원으로 기재됐다. 삼성그룹 다른 계열사들은 대부분 31일 임원 연봉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도 31일 지주회사인 ㈜LG와 LG전자 등 10개 계열사의 등기 임원 연봉을 공개할 예정이다. LG는 오너인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 등이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LG는 사내이사가 구 회장을 포함해 3명으로 지난해 이사보수 72억원을 집행했다고 21일 주총에서 밝혔다. LG그룹에서는 LG디스플레이만 지난주 한상범 사장의 연봉(11억5천200만원)을 먼저 공개했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이 GS건설로부터 지난해 17억2천700만원을 받았다며 가장 먼저 연봉을 공개했다.
법정에 섰던 오너들도 예외는 아니다. 최태원 SK그룹 전 회장은 지난해 등기임원으로 등재됐기 때문에 SK㈜,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 C&C 4개 회사에서 받은 연봉이 기재된다. 김승연 회장도 31일 등기임원 연봉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재현 회장도 지난해까지 맡았던 CJ E&M, CJ CGV, CJ 오쇼핑 등 3개사 등기임원 연봉을 공개해야 한다.
조세포탈·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인 조석래 회장EH 최근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31일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최근 현대제철 등기임원을 사임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등기임원인 현대차그룹은 아직 사업보고서 제출일을 결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