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베이더 연상시키는 생산라인부터 충돌테스트 벽면 표현한 '절차탁마'까지
  • 1967년부터 역사를 써내려 간지 어느덧 47년. 현대자동차는 반세기가 채 지나지 않아 글로벌 TOP5 완성차 업체로 거듭났다. 내수시장에서는 아반떼·쏘나타를 비롯한 국민차들을 생산해내며 최고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지점 및 대리점 수도 단연 최고다. 그 가운데 아주 특별한 현대차 지점이 하나 있다. 그 곳은 바로 현대차 서울 강남 대치지점. 이 지점은  'H·Art 갤러리'라는 또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302 현대자동차 대치지점. 150평 규모의 대치지점은 하루전날 출시한 따끈따끈한 'LF 쏘나타'부터 세상에 단 한 대 존재하는 '에쿠스 에르메스'까지 총 10대의 차량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매일 20명이 넘는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계약을 한다고 한다.


    고객들은 '대치지점 H·Art 갤러리'만의 감성을 온 몸으로 느끼고 돌아간다. 대치지점엔 현대차의 47년 '브릴리언트 히스토리(brilliant history)'를 담아낸 사진작품 19점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들은 사진가 김용호 씨가 현대차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일상적인 공간들을 '오늘날 자동차역사의 의미가 생생히 살아있는 장소'로 재조명한 것이다.

  • 사진작품 하나하나를 무심코 살펴봤을 때는 무엇을 표현하려는지 선뜻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작품설명 하나하나를 곁들여 뜯어보니 김 작가의 '제목센스'와 '작품 표현력'에 크게 놀랐다.


    김 작가는 19점의 작품을 ▲자동차 제조 공장에 있는 부품과 프레임 ▲공장 벽과 바닥의 흔적 ▲자동차 제조 과정 일부분으로 자동차 외형 이미지 세 가지 테마로 표현했다.

  • ▲ 스타워즈
    ▲ 스타워즈

    개인적으로 가장 느낌 있는 작품은 '스타워즈'다. "아임 유어 파더(I’m your father)"라 외치는 듯 한 이 작품은 울산 5공장 생산라인을 포착한 것으로 마치 '다스베이더'를 연상시켰다.
    기계와 사람이 협업해 한 대의 자동차를 완성해내는 모습은 현대를 넘어서 미래적이기 까지 하다. 

  • ▲ 스타워즈

    '브릴리언트 히스토리'는 뭔가 추상화 같기도 하고 국기를 표현한 것도 같다. 이 작품은 현대차 울산공장 바닥의 단면들을 부분부분 표현했다. 오랜 시간 동안 이 곳을 거쳐 갔을 사람들과 자동차 그 외에 보이지 않는 노력의 산고가 묻어나왔다.


    울산 선적장을 '설원'이란 이름으로 표현한 작품도 인상적이다. 김 작가는 자동차 공장에서 출하돼 배에 싣기 전 일렬로 나열된 자동차들을 바라보며 눈 덮인 설원을 떠올렸다고 한다. 발자국의 흔적이 남아있을 앞으로의 운명을 기다리는 듯 자동차의 순백한 뒷모습이 애틋해 보였다.

  • ▲ 스타워즈

    현대차 측은 이번 전시의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절차탁마'를 꼽았다. 이 작품의 경우 '브릴리언트 히스토리'를 아우르는 것으로 지나온 시간 동안 현대차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노고와 성과의 결정들이 혼재되어 나온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절차탁마는 얼핏 추상회화인지 사진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이 작품은 사실 자동차 연구에 쓰이는 충돌테스트 벽면의 일부를 표한 것이다. 수없이 깎고 부딪히고 연구를 거듭했을 법한 이 흔적인 것이다. 현대차 측은 "기업의 가치있는 도전의 결과와 의지가 결합되어 탄생한 작품"이라 설명했다.


    이번 전시전은 5월 16일까지 약 2개월간 운영되며, 관람을 원하는 고객은 누구나 현대차 대치지점을 방문해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현대차 측은 작품 설명, 작가 대담 등이 실린 리플렛 등을 제공해 관람객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