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디자인 적용해 '연비'살린 것이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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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주가 급증하고 있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Very Large Crude oil Carrier)의 몸 값이 1억 달러를 돌파했다.
8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VLCC의 신조선가지수는 1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11년 10월 이후 41개월 만의 일이다.
앞서 외신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나빅8크루드탱커즈(Navig8 Crude Tankers)로부터 VLCC 2척을 수주했다. 이 선박들의 가격은 1억200만 달러에서 1억500만 달러 사이로 알려졌다.
VLCC에 대한 수요는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이 친환경 디자인(Eco-design)을 적용하며 연비가 개선된 VLCC를 인도하면서 부터 열기를 띄고 있다.
친환경·고효율 VLCC를 선보인 대우조선은 지난해 12월, 1년 11개월 만에 VLCC 5척을 수주하는데 성공했고 올해만 4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지난 한 해에 걸쳐 14척의 VLCC를 수주했는데, 올들어서만 10척을 수주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컨테이너선을 비롯한 다른 선박들에 비해 VLCC의 발주는 많지 않았다. 이른바 미국에 '셰일혁명'의 결과로 원유 운반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발 원유 수요를 아시아가 대체하기 시작, 선박들의 항로가 길어지며 선주들의 '고연비'에 대한 갈망도 커져갔다. 이에 친환경 디자인을 적용해 연비를 향상시킨 VLCC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트레이드증권 박무현 연구원은 "VLCC는 이중선체이므로 선체무게가 가장 무거운 선종"이라며 "중고선박의 하루 연료소모량은 평균 100t 가량이기 때문에 VLCC의 연료소모량 1% 개선폭은다른 어떤 선종보다도 경제적인 면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Navic8은 현대중공업 외에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와 중국 상해외고교조선(SWS, Shanghai Waigaoqiao Shipbuilding)에도 각각 2척의 VLCC를 9000만 달러 초반대 가격에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도크가 현재 모두 가득 찬 상태라, 좀 더 높은 가격에 수주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