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혀오는 검사망 압박 따른 자살 추정일각에선 "무리한 검사 아니냐" 의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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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대출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는 우리은행 전 도쿄(東京)지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모 우리은행 전 도쿄지점장은 지난 8일 오후 6시 5분 경,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운경공원묘역 주차장에 세워진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탄 승용차는 불에 탄 상태였다.
경찰은 김 전 지점장이 이날 오후 4시께 일산 자택을 나서면서 가족에게 유언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긴 점으로 미뤄 자살을 위한 차량 방화로 추정하고 있다.
양주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김씨의 유족을 상대로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그가 숨진 추모공원은 모친의 묘역으로 전해졌다.
김 전 지점장은 2011~2013년 우리은행 도쿄지점장을 지내고 퇴직, 현재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의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김 전 지점장은 도쿄지점장 근무 시절 불거진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금감원 검사를 받았다.
그는 우리은행 합병 전신인 한일은행 출신으로, 과거에도 1~2차례 도쿄지점 근무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자체 파악해 금감원에 보고한 부당대출 의심 규모는 600억원 가량이다.
금감원은 김 전 지점장의 자살에 따라 도쿄지점의 부당대출과 관련한 검사를 중단했다.
우리은행 내부에선 김씨의 자살 배경이 부당대출과 비자금 검사에 따른 압박 때문이거나, 금감원의 무리한 검사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정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부당대출과 관련한 것인지 아닌지는 향후 조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