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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홈쇼핑의 전직 임직원들이 '슈퍼 갑(甲)'의 힘을 이용해 현금은 물론 수표든 계좌든 가리지 않고 납품업체들을 등친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 명의 계좌로 정기 상납을 받는가 하면 고급 승용차까지 받아냈다.
16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서영민)는 납품업체로부터 뒷돈 9억원을 챙긴 이모 전 롯데홈쇼핑 생활부문장을 지난 14일 구속 기소하면서, 그가 현금뿐 아니라 수표 및 차명 계좌 송금을 통해 수백만~수천만원을 126회에 걸쳐 받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4년 동안 홈쇼핑에 제품을 공급하는 중간 유통업체인 일명 '벤더(vendor)' 5곳의 대표 5명과 지속적 친분 관계를 유지하면서 닥치는 대로 뒷돈을 받아 챙겼다.
온돌마루, 다이어트 제품, 갈비탕 등 제품 종류를 가리지 않았고, 돈을 받은 장소도 주차장, 술집, 한식당 등 다양했다.
이씨는 현금과 수표는 물론 계좌로 뒷돈을 받기도 했다. 또 지속적으로 돈을 받아내기 위해 아들과 아버지는 물론 전 부인 명의 계좌까지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식품 구매를 담당했던 직원 정모 씨도 뒷돈을 챙기는 데에는 이씨 못지않았다. 정 씨는 임원 이씨에게 돈을 상납한 다이어트 제품 업체로부터 '그랜저 승용차'까지 받아내는 등 총 2억여 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검찰은 임직원과 납품업체에게서 금품을 상납 받은 단서가 포착된 신헌 롯데쇼핑 대표를 어제 소환해 20시간 가량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검찰은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다고 보고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