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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카드 2x 알파 카드를 발급 받고싶은데 연회비 면제, 사은품 증정 등 잘 챙겨주실 설계사 찾습니다. 답변 주세요."
"안녕하세요. 이 번호로 연락주시면 좋은 조건으로 상세히 안내드리겠습니다."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이 같은 글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올라오고, 모집인들이 경쟁적으로 고객에게 달려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상에서 모집인을 통해 카드 발급을 받고 있다. 카드사에서 신청하는 것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모집인을 통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직장인 조 모씨(35)는 "카드사에 신청하는 사람이 바보예요. 모집인 통해서 발급받으면 사은품, 연회비 면제 등 혜택이 더 많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 방법을 추천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이 같은 불법모집 단속을 강화했음에도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불법모집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이 카드 불법모집 행위 신고자 포상금을 최근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5배 늘렸다. 지난 17일부터 카드3사의 영업이 시작되면서 불법 모집 행위가 급격히 늘어날 것에 대비해 포상금을 대폭 높인 것이다.
카드 불법모집 행위란 △길거리에서 모집하거나 등록 없이 모집하는 경우 △연회비의 10% 이상 경품을 주는 경우 △다른 회사 카드를 모집하는 경우 등이다.
뉴데일리경제는 온라인을 통한 카드 불법모집 행태를 취재하기 위해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카드 발급을 시도해봤다.
기자가 게시글에 남겨진 모집인 번호로 '외환카드 2x 알파 카드를 발급받으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냐'고 묻자 곧바로 '현금 5~6만원을 주겠다'는 답이 왔다. -
해당 카드의 연회비는 국내 전용 9000원.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용카드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품이나 현금을 주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모집인들이 현금제공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은 통상적으로 카드 1장을 발급하면 카드사에서 10~13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어서다. 즉 모집인 입장에서는 5~6만원의 현금을 지급해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닌 셈이다.
이처럼 카드 불법모집 행태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를 단속하기 위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여신협회에 등록된 카드사 모집인은 지난 3월 기준 3만4882명이다. 여기에 여신협회 미등록 모집인까지 합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여신협회가 주관하는 점검반의 인원은 고작 5명에 불과하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초기에는 점검반에 카드사 직원들도 포함돼 인원이 많았으나, 카드사에서 모집인을 점검하는게 맞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와 2012년 말부터 협회 인원만으로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며 "협회 점검반은 금감원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합동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카드사와 여신협회, 금융당국 모두 카드 불법모집 적발에 대한 의지 부족으로 단속과 적발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집인을 대상으로 불법모집 방지 교육, 현장점검 등을 하고 있지만 무리하게 영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생계형 모집인들이 많아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