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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대표 차종인 플래그십(최고급) 모델이 잇따라 출격 채비에 들어가면서 수입 프리미엄 세단과 정면대결이 예상된다. 상반기 한층 거세진 수입차 공세와 내수 부진을 딛고 반격의 고삐를 죄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바로 내달 출격을 앞둔 현대차 준대형 세단 '아슬란'과 이달 판매에 돌입한 르노삼성의 'SM7 노바', 오는 11월에 나올 기아차의 'K9'이 국산 비밀병기다. 아슬란은 현대차 전륜구동 세단 중 최상위 모델이고,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SM7 노바와 K9 등도 각 사의 최고급 모델인 만큼 기대가 적지 않다.
◇아슬란, 독일차와 전면전=현대차가 오는 10월 내놓을 '아슬란(코드명 AG)'은 태생부터 수입차와 맞대결을 위해 다듬어진 플래그십 모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 년에 걸친 국내 고급차 고객 대상 심층조사를 통해 승차감, 실내공간 등 의 고급 트렌드를 제품에 적극 반영했고, 이를 위해 수 개월에 걸친 정밀 튜닝과 승차감 테스트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3.0 및 3.3 람다 GDi 엔진이 장착되며, 3.3 모델을 주력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출시 가격은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 수준인 4000만원대 초중반대로 결정될 예정이다.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과 비교해 2000만원 내외의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내달 중순이후 수입차 전시장이 밀집된 강남 대치동의 SK네트웍스 대치 신사옥에서 출시행사를 검토중이다. -
◇SM7, 흥행 이어갈까=르노삼성은 올 상반기 'QM3', 'SM5 D'가 잇따라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완성차 5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3일 판매에 돌입한 SM7 노바에 대한 회사측 기대도 그만큼 크다.
부분변경 모델로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SM7 노바'는 양쪽 헤드램프를 잇는 전면 그릴과 정중앙에 있는 태풍의 눈 로고가 특징인 르노그룹의 새 패밀리룩을 적용했다. 특히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폰 미러링 시스템'이 도입돼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 화면을 차량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이다.
SM7은 올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2099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1791대) 대비 17.2% 증가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영업본부장을 맡은 박동훈 부사장은 "자동차 회사가 살려면 플래그십 모델이 잘 팔려야 한다"며 "40~50대를 타깃으로 SM7 노바에 대한 영업전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은 월 1000대 가량의 판매 목표를 잡고 있다. -
◇K9, 부진 털어낼까=기아차는 추락중인 K시리즈 실적에 침체된 분위기이다. 특히 상징적 모델인 플래그십 K9은 2012년 5월 출시된 이후 지난해 말까지 1만 2600여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 1월에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개선해 2014년형 모델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장 타깃이 모호하고 경쟁력 없는 가격이 K9의 부진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따라 기아차는 새로운 K9에 대해 대대적인 성형작업에 들어갔다. 외관은 물론 실내 인테리어까지 신차 수준으로 변화를 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특히 5000cc급 카드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수입차 시장까지 겨냥한 플래그십 모델 최상위 버전을 추가해 반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5.0모델은 '에쿠스'에 장착되는 V8 5.0 타우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