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넬라 판타지아, 장밋빛 인생,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One Summer Night, 우리 귀에 익숙이 이 곡들이 모두 영화음악이란 사실을 아시나요? 모두의 귀에 익숙한 영화음악을 통해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크로스오버 전도사가 되고 싶습니다."
대중음악에 치우친 한국 음악계에 신선한 크로스오버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소프라노 한송이를 최근 서울 서초동 깐띠아모에서 만났다. 생기 넘치는 목소리에 환한 미소, 거기다 통통 튀는 끼를 겸비한 한송이는 자신의 주변을 밝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가녀려보이는 외모와 달리, 무대에만 서면 당찬 디바로 변신하는 한송이는 중앙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피아노 반주를 전공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성악가와 피아노 반주자로 각종 무대를 종횡무진하는가 하면 직접 피아노 반주를 하며 노래를 불러 클래식계에서는 '피아노치는 소프라노'로 이미 유명하다.
6살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한 한송이는 어릴적부터 노래에 대한 어렴풋한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피아노에서 성악으로 전공을 바꾼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자 부담일 수 밖에 없었다.
"피아노 전공으로 예고에 진학했는데 고 2때 문득 성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하죠. 그런데 그때 제 노래를 들으신 선생님께서 '넌 노래에 재능이 있다. 노래를 해야겠다'라고 말씀하셨어요.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부담도 컸고 가족들의 걱정도 있었지만 2학년 2학기 때 과감히 성악으로 전공을 바꿨어요. 그 때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왔는지 제가 생각해도 신기해요." -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성악을 시작했지만 한송이 특유의 긍정 에너지와 열정은 그가 가진 재능과 만나 시너지를 빚어냈다. 성악전공으로 당당히 대학에 진학해 실력을 갖춘 한송이는 대학교 4학년 때 기획사에 들어가 퓨전음악 여성 앙상블 'POP(패션 오브 팝페라)'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다양한 크로스오버 음악을 접하며 크로스오버의 매력에 흠뻑 빠진 한송이는 OCN 드라마 '여사부일체' OST에 참여하고 정규 1집 크로스오버 음반 'Voice for you'를 내고 대중들에게도 더욱 가깝게 다가갔다.
뿐만 아니라 KBS 스타골든벨, 열린음악회, 바리톤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세시봉과 함께하는 이태리 크루즈 콘서트' 등의 무대에 서며 다양한 경험을 쌓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세림(팝 오보이스트), 최혜진(신디사이저)과 함께 '한스앙상블'을 창단하고 음악감독과 해설가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멀티테이너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성악 발성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도 귀에 익숙한 영화 음악은 편하게 즐길 수 있어요. 그게 바로 영화 음악만의 매력이죠. 사람들에게 친근한 목소리로 다가가서 모두가 유행가처럼 흥얼거릴 수 있는 그런 크로스오버 음악을 하는게 제 목표입니다."
한스앙상블은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안하게 크로스오버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찾아가는 연주회를 기획해 크로스오버 대중화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
오는 25일에는 서울 중구 정동 '산 다미아노'에서 '한송이와 떠나는 영화음악 여행' 콘서트를 연다. 이번 콘서트는 '장밋빛 인생, 넬라 판타지아, 로미오와 줄리엣' 등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영화 음악을 크로스오버로 들려주며 관객이 직접 참여해 연주도 하고 노래도 부를 수 있는 프리 콘서트도 마련 돼 있다.
한송이의 피아노 반주와 노래는 물론 영화 음악에 대한 쉽고 재밌는 해설도 곁들여져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번 콘서트는 100% 영화 음악만으로 구성됐어요. 많은 분들이 영화 음악을 통해 추억을 되살리고 공감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영화 음악을 통해 더욱 쉽고 친근한 크로스오버 음악으로 많은 관객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또 한송이는 같은날 크로스오버 싱글 앨범인 '달링 문(Darling Moon)'을 발표하고 자신만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긴 크로스오버 음악도 선보일 예정이다.
콘서트와 음반 발매 준비만으로도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한송이는 최근에도 크고 작은 무대를 가리지 않고 본인이 설 수 있는 무대에는 꼭 서고 있다. 더욱 다양한 관객에게 크로스오버 음악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에서다.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주 길고 고독한 혼자만의 연습 시간이 꼭 필요해요.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면 어떤 무대에도 자신있게 설 수 없죠. 저 또한 그 시간들이 무척 힘들고 고되지만 막상 무대에 서면 그 힘든 시간들이 눈 녹듯 사라져요. 무대에 섰을 때가 가장 신나고 행복하거든요. '한송이' 하면 누구나 크로스오버를 떠올릴 수 있도록 크고 작은 무대를 가리지 않는 한국의 크로스오버 전도사가 되고 싶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