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직무정지' 기간 지나도 회장 자격 상실


  •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임영록 회장에 대한 해임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임 회장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지 약 1주일 만이다. 

KB금융 이사회는 17일 저녁 서울 명동 KB금융지주 본사에서 비공개 이사회를 열고 임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직 해임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처리 과정에서 일부 사외이사가 반대했으나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과 다른 사외이사들이 이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 자격을 박탈당하면 금융당국의 직무정지 처분과 관계 없이 회사를 대표하는 업무는 맡을 수 없게 된다. 즉, 직무정지 기간 3개월이 지난 오는 12월 12일 이후에도 회장 직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다만 해임안이 의결돼도 이사 자격은 주총 결의 전까지 유지된다. '이사의 직' 해임은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사회가 새로운 대표이사를 뽑는 절차를 진행하면 중도에 스스로 퇴진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는 대표이사를 보좌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명예회복을 위해 소송까지 진행한 임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임 회장의 해임안건이 통과되면 이사회는 조직안정 및 경영정상화, 최고경영자(CEO) 공백 장기화 방지를 위해 조만간 차기 회장 선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이경재 의장 등을 만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이사회의 차기 회장 선임은 빠르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를 선출하는 회장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된다. 내부 후보는 KB금융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KB금융 전 계열사 상무급 이상 임원이 대상이 되며 외부 후보는 주주와 사외이사 등이 추천한 사람이다.

    차기 회장이 선출 이후엔 금감원의 문책경고를 받고 자진사퇴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후임도 뽑게 된다. 은행장은 KB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된 계열사 대표이사 추천위원회가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