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의견 조율에는 성공 오는 27일 42차 재교섭 돌입
  • ▲ 현대중공업 노사가 24일 울산본사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본교섭을 재개했다. ⓒ연합뉴스DB
    ▲ 현대중공업 노사가 24일 울산본사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본교섭을 재개했다. ⓒ연합뉴스DB


    현대중공업 노사가 약 한 달여만에 열린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에서도 의견 일치에 실패했다.

    25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4일 오전 10시 울산 본사 생산기술관 1층 회의실에서 제41차 단체 교섭을 가졌다. 이는 지난달 19일 양측의 집중교섭이 결렬된 후, 35일만에 열린 협상테이블이다.

    지난 40차 임단협과 다른 점은 사측 교섭위원 10명 중 6명이 새롭게 교체된 점이다. 이는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빠르게 임단협을 마무리 짓겠다는 사측의 의지로 풀이된다.

    인사말에 나선 김진석 노조 측 교섭팀장은 "꼭 35일만에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났다"며 "진정성 있는 회사쪽 안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측 김종도 교섭팀장도 "오랜시간이 지난 만큼, 원만한 해결을 소망한다"며 "하지만 노조의 요구사항이 회사와 너무 차이가 크다. 원만한 교섭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본교섭과 동시에 오전 10시 30분부터는 노사 측 각 3인씩 참여하는 실무교섭이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노조 측 관계자는 "노동조합 단체협약 요구안과 관련해 6개 정도 조항의 의견일치가 있었다"며" 하지만 이전부터 어느정도 의견일치를 하고 있던 조항이었고, 차후 전체 문구정리를 남기고 마쳤다"고 말했다.

    실무교섭과 동시에 41차 본교섭도 같은 시간에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달여만에 열린 교섭에서도 별다른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과 관련해 노조 측은 "여러번 사측의 교섭재계 요청에 의해 35일 만에 열린 41차 교섭이었지만, 사측은 종전과 다름없는 실망스런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지난 40차례 교섭에서 보여준 구태를 반복하는 방식이라면 절차에 따라 노동조합 쟁의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것을 회사는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오는 25일 오전10시부터 제42차 교섭에 들어간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2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의 개표를 진행했다. 개표결과 총 1만7906명의 재적 조합원 중 1만313명(57.6%)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1만11명(전체조합원 기준 55.91%, 투표자 기준 97.1%)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는 248표, 무효와 기권은 각각 45표, 9표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언제든 합법적으로 파업수순을 밟을 수 있게 된 만큼, 임단협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보고있다. 다만 현대중공업이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최대 영업적자(1조1000억)를 기록한 데다, 비상경영체에 돌입하며 전체임원의 31%를 회사에서 내보내는 등 위기를 겪고 있어 파업에 대한 명분이 크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결국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면 이는 지난 1994년 이후 20년 만이다.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α △호봉승급분 인상 (2만3000원→5만원)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등을 노조에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