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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큰 갈등을 빚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사가 집중교섭에 들어가며 일부 조항에 대한 의견을 일치했다. 그러나 임금 인상 문제를 비롯한 핵심 쟁점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답보상태를 보이며, 노사 양측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7일 울산 본사에서 제42차 임단협 본교섭을 가졌다. 특이점은 노사 양측이 이번 한 주를 '집중교섭' 기간으로 선포한 점이다. 노사는 집중교섭 기간 동안 매일 협상테이블을 열고 의견을 조율하게 된다.
이날 교섭에서 노사 양측은 12개 조항에 대해 집중적 논의를 펼쳤고, 안전 문제와 관련한 4개 조항에 대해 의견을 일치했다.
노조 측은 "이날 교섭에서 일반적인 내용은 의견접근을 만들어 냈지만, 조합원들이 선호하는 조항은 별 진전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정작 갈등의 골에 핵심인 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22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의 개표를 진행했다. 총 1만7906명의 재적 조합원 중 1만313명(57.6%)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1만11명(전체조합원 기준 55.91%, 투표자 기준 97.1%)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끝내 집중교섭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언제든 합법적으로 파업수순을 밟을 수 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최대 영업적자(1조1000억)를 기록한 데다, 전체임원의 31%를 잘라내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만큼 노조가 쉽사리 파업에 돌입하지는 못할 것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사측은 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갈 경우, 일일 1030억원의 매출손실과 160억원의 고정비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힌 상태다.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α △호봉승급분 인상 (2만3000원→5만원)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등을 노조에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