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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사가 막판 집중교섭에서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해 30일 오전 10시 울산 본사에서 제 45차 본교섭을 가졌다. 노사 양측은 이날 교섭에서 △조합원 교육 △포상 △단체(암) 보험 가입요구안 등 3개안에 대해 의견을 일치했다.
노사는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를 '집중교섭' 기간으로 삼고, 매일 협상테이블을 열었다. 집중교섭 기간 동안 일부 의견을 일치한 조항들도 있으나, 정작 임단협의 핵심인 '임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측 모두 전혀 물러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별다른 소득없이 집중교섭이 마무리됨에 따라 노조 측은 오는 31일 '잔업 거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의 정규 근로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지만, 통상 오후 5시부터 7시까지는 대부분 잔업이 진행된다"며 "사측이 교섭에서 실망스러운 태도를 보였던 만큼 내일 전면 잔업 거부에 나설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현장 근로자 중 어느정도의 인원이 잔업 거부에 나설 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대중공업 조합원 1만7906명 중 실제 파업에 찬성의사를 나타낸 인원은 1만11명(55.9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 집행부 인원들은 머리에 붉은 띠를 둘러매고 현장에 나가 "다함께 잔업 거부에 나서자"라며 근로자들에게 동참 의사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 매출액 12조4040억원, 영업손실 1조9346억원, 당기순손실 1조460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분기에도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또 한번 창사 이래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분기 1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또 다시 2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은 만큼, 노조 측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기에는 사실상 명분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