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라오페라단 오페라 '라보엠',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서 공연
  • ▲ 오페라 '라보엠'의 주역, 테너 이원종(좌)과 소프라노 이윤아 ⓒ뉴데일리경제
    ▲ 오페라 '라보엠'의 주역, 테너 이원종(좌)과 소프라노 이윤아 ⓒ뉴데일리경제

     

    "오페라 '라보엠'이야 말로 젊은 남녀가 보여줄 수 있는 순수한 사랑의 절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둡고 무겁고 슬픈 '라보엠'이 아닌 밝고 재밌고 열정 넘치는 젊은 '라보엠'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라벨라오페라단이 오는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올리는 오페라 '라보엠'에서 로돌포 역을 맡은 테너 이원종과 미미 역을 맡은 소프라노 이윤아를 최근 라벨라오페라단 연습실에서 만났다.

    생기있으면서도 힘 있는 눈빛을 가진 테너 이원종과 무르익은 내공과 단아한 매력을 갖춘 이윤아의 조합은 '라보엠' 속 로돌포와 미미의 모습 그대로였다.

    오페라 '라보엠'은 두 사람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이윤아는 지난 2007년 국립오페라단의 '라보엠' 미미 역으로 한국 오페라 데뷔 무대를 가졌으며 이원종 역시 2012년 '라보엠' 로돌포 역으로 데뷔를 치뤘다. 

    전세계가 인정한 최고의 '나비부인'이자 뉴욕을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이윤아는 그 동안 '미미'역에 큰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2007년 12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오페라단의 '라보엠' 공연을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공연을 급하게 마무리해야했기 때문이다.

  • ▲ 소프라노 이윤아 ⓒ뉴데일리경제
    ▲ 소프라노 이윤아 ⓒ뉴데일리경제

    "국내 관객들에게 저만의 미미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당시 화재 때문에 공연을 중단하게 돼 마음속에 아쉬움을 항상 간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오페라 '라보엠'은 저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고 지난번에 보여드리지 못했던 저만의 '미미'를 모두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큽니다."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아 다소 어린 나이에 오페라 주역으로 데뷔한 테너 이원종은 "로돌포는 오페라 속 캐릭터가 아니라 그냥 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이번 '라보엠'에서는 제게 내재 돼 있는 저만의 로돌포를 끄집어 내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로돌포와 미미가 만난지 20여분 만에 사랑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처럼, 이윤아와 이원종도 처음 본 순간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굳건해졌다고 말했다.

    "이원종 씨가 이태리 칸초네를 부르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정말 한 눈에 반했어요. 꽉 찬 소리와 풍부한 음악성을 갖춘 테너라는 확신이 들었죠. 라보엠은 젊은 남녀의 사랑을 다루는 작품이다보니 서로의 감정선이 맞지 않으면 참 힘든 작품이죠. 그런 점에서 이번 공연은 저도 기대가 크답니다."

    "이윤아 선배님과 같은 세계적 소프라노와 함께 공연을 올리게 된 것만으로도 저에겐 큰 영광입니다. 특히 이윤아 선배님은 라보엠뿐 아니라 '나비부인', '돈 조반니' 등 제가 좋아하는 오페라 속 롤을 완벽하게 소화해내신 분이라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파트너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꼽은 오페라 '라보엠'의 관전 포인트는 '순수한 사랑'이다.

    이윤아는 "춥고 배고프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꽉 찬 마음으로 미미를 사랑했던 가난한 시인 로돌포의 사랑은 요즘 시대에 찾아보기 힘든 순수의 절정 같아요. 미미는 본인이 죽어가는 걸 알면서도 로돌포와 사랑에 빠져 죽기 직전까지도 사랑을 갈구하죠. 가난이나 죽음에 굴복하지 않고 사랑을 외치는 로돌포와 미미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순수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전달해줄거라 기대합니다."라고 전했다.

  • ▲ 테너 이원종 ⓒ뉴데일리경제
    ▲ 테너 이원종 ⓒ뉴데일리경제

    이원종은 "오페라 텍스트를 읽고 눈물이 났던 작품은 '라보엠'이 유일한 것 같아요.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강렬하게 찌르는 '무언가'가 있는 작품이죠. 애절하고 슬픈 스토리지만 이를 젊음과 순수한 사랑으로 승화시켜 '젊고 밝은 라보엠'을 선보이고 싶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라벨라오페라단이 만드는 '100% 국산 오페라'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도 내비쳤다.

    "한국 오페라는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했습니다. 특히 라벨라오페라단은 오페라 가수뿐만 아니라 연주자, 지휘자, 무대, 연출 등 100% 국내 인재들이 참여해 만드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죠. 이를 통해 '국산 오페라'의 저력을 전세계에 입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라보엠'이 국내 오페라의 높아진 수준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줄 수 있는 공연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편 라벨라오페라단의 오페라 '라보엠'은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이강호 라벨라오페라단 단장이 예술총감독을 맡고 양진모 지휘, 이회수 연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무대가 꾸며진다. 미미 역에는 소프라노 이윤아와 김지현, 로돌포 역에는 테너 이원종과 지명훈, 마르첼로 역에는 바리톤 장성일과 박경준 등 최정상급 실력파 성악가들이 출연한다.